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1권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2장-6

포미코 2023. 1. 15. 22:56

「어서 와」

「...다녀왔어」

다음 주에도 당연하다는 듯 미즈이케 모녀와의 생활이 이어졌다. 그것이 앞으로의 나의 생활이다. 

학교에서 돌아와 먼저 거실에서 청소기를 돌리는 미즈이케 씨에서 망설이며 말을 건넸다. 

「미즈..이케..씨...」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한 느낌으로 부른다. 그 녀석이나 그놈이 아니라 동급생인 미즈이케 씨 

불러진 사람도 어깨가 조금 굳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뭐야 이 거리감

「먼저 청소기를 돌리고 나서 걸레로 닦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바닥의 온도를 양말 너머로 느끼면서 지적한다. 청소기를 멈추고 미즈이케 씨가 눈을 동그랗게 떳다.

「아 그렇구나」

그런 어린애 같은 얼굴이 이럴 때 흘러나온다. 그것 만으로,이쪽의 볼이 느슨해질 것 같은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저녁은 또 둘이서 마주 보고 먹는다.  오늘도 「굉장해」라고 칭찬(?)해 주면서 턱을 움직이고 있다. 

어떤 것을 먹어도 맛있다고 해주니까 왠지 모르게 맛의 감상을 듣기 힘들다. 왜냐하면 만들어 준 밥을 먹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한다.

너무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다 먹은 후의 식기 정리는 미즈이케 씨가 솔선해서 해준다. 

이름부터 물을 만지는 일이랑 맞을 것 같다고 시시한 생각을 한다. 미즈이케 해류,  또 어떤 것을 붙여 볼까 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예전 같았으면 설거지도 내가 해야 했던 것이다. 혼자 서는 만들어지지 않는 편안한 시간. 이런 시간도 있었구나 하고 천장을 쳐다본다.

누군가와 사는 것의 가치를 과장할 수도 있지만 처음으로 체감한다. 다들 혼자 살고 싶어하지 않는 게 이런 데에 있는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편해지고 싶은 거구나. 

서로의 역할을 마치면 나머지는 조용한 흐름에 잠길 뿐이었다. 내가 먼저 방에 있어도 미즈이케 씨는 아무런 저항 없이 들어온다. 

미즈이케 씨의 경우는 처음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마음대로 하고 있었지만, 나도 미즈이케 씨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나서는 

그렇게까지 저항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밤의 번짐과 함께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난다.

「돌아왔네」

「그렇네」

마중 나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라 벽에 머리를 대고 둘 다 움직이지 않는다. 

오늘은 미즈이케 씨도 교과서를 펴지 않고 졸린 듯 멍하니 있다.

나는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하면서 그녀를 가끔 쳐다본다. 

반응도 적고 조용한데 다가 그녀의 움직임도 적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계속 눈길을 끄는 외형. 길거리에 정교한 세공품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해 버린 것 같은 착각, 동요, 그리고 고양 

그녀를 설명하기 위한 적정한 말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또 바로바로 나오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대개는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내가 보기엔 너무 예쁘다. 

단점이라고는 성격이나 태도라는 부분에서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빈틈이 없다. 

그 녀석과 지금 나란히 앉아 시선을 주고 받는다. 약간의 단차를 느끼면서 이런 말을 해버리는 것도 그렇지만, 

저쪽이 분명히 나보다 미인이다. 그 의견에 이상한 점이나 큰 반발이 없는 것이 신기하고도 섬뜩하다. 처음부터 그랬다. 

미즈이케 씨를 본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고개를 숙일 것 같으면서도 그만둘 수 없는 일 이였다.

미즈이케 씨 미즈이케 씨, 

미즈이케 씨라고 부르는 게 왠지 모르게 징그럽다. 기분 나쁘다.라고 어깨를 부르르 떤다. 

동급생이라서 자연스러운 호칭인데 예외적인 관계라 그런지 거리감과 인식에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 뒤죽박죽한 인식에 당황하면서 뭐랄까.....뭔가 있다고 느끼는 자신은 분명히 있었다. 

다른 친구들처럼 대화가 활기찬 것도 아닌데, 나는 미즈이케 씨와 함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전화번호라든가. 교환...을 해도, 뭐 별로 연락할 것 같지도 않고. 그리고 같이 산다면 알아 둔다고 나쁠 것도 없을 것 같다.

전화번호 물어 보는 것 정도야 어렵지도 않다.

「미즈이케 씨 저기 있잖아」

「응」

전화번호를 물어 보려고 하는 동시에 저쪽 전화가 울렸다. 찌릿 하고 나쁜 눈빛으로 전화를 째려본다. 

나에게 보여진다는 걸 확인해서 그런지 얼굴이 바로 누그러진다. 

그리고 전화를 손에 쥔 채 굳어 있는 나에게 미즈이케 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라고?」

「아.. 응 전화가 울린다고...」

놀라서 뜻 모를 말을 해버렸다. 

「너 대단하다 머리에 안테나 같은 거 꽂았어?」

「뭐...그럴지도」

「나도 그런 거 갖고 싶어」

...필요한가?  

미즈이케 씨가 얼마 전처럼 화장품을 들고 세면장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외출 할 모양이다. 호출 한 사람은 누구일까? 

누구에게 일까? 라고 상상을 하면 매번 싫은 그림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기분이 정말 나쁘다. 다른 생각이 났으면 좋겠는데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들고 있는 전화를 가만히 이불 위에 놓는다. 엄지발가락을 잡고 들을 구부린 자세로 앞뒤로 계속 흔들었다.

「오늘도 아마 자고 올거야」

「아.. 응...」

돌아온 미즈이케 씨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교과서와 필기구를 가방에 담는다.  이 부분을 이해 할 수가 없다. 

한껏 꾸민 미즈이케 씨가 오늘 밤에도 내가 모르는 곳으로 향한다. 

「다녀왔습니다아 어머 이번에는 그쪽이 외출하는 거야?」

「네」

「차 조심 하렴」

「다녀오겠습니다.」

방 밖에서 미즈이케 씨가 어머니와 이야기하는 것이 들린다.  안 말린다. 엄마도 

분방하다해야 할까 방탕하다? 방탕의 의미가 맞나? 

뭔가 안개가 낀 기분이라 책상다리를 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미즈이케 씨가 돌아왔다.  

「아~」하고 눈과 목소리가 옆으로 도망치면서 

「다녀올께」

「우와앗」

당황해서 제대로 된 대답을 못한 사이에 얼른 사라져 버렸다. 

「그게... 저기... 다녀.. 와주세요??」

혼란이 혀 위를 울퉁불퉁한 길을 걷듯 나아갔다. 못들은 쪽이 좋았을 것이다. 

인사로 어떻게 말해줘야 하지. 그 당연함을 꺼내 오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다녀와」

얼굴만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다른 사람 같았다. 

연습하는 것이 좋을까?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금방 사라질 모르는 동거인인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될까?  그건 그렇고 인사를 제대로 하러 오다니. 뭐지? 

우리 잘 지내는 건가?  그렇지 않나? 

「그렇지 않나?」

남의 일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쑥스러워서 바닥에 굴러갈 것 같았다. 옆으로 쓰러질 듯한 몸을 유지하고 체육시간에 앉듯이 무릎을 껴안는다.

「어디 가냐고 물어보는 편이 좋았을까....」 

아니 전에 물어봤잖아 얻어 맞았지만 이번에는 조금이지만 진지하게 궁금하다. 

밤의 외출, 외박, 생활비의 출처, 불온한 것이 겉보기는 커녕 통째로 나와버렸다. 의심할 필요가 없지만 그런 것밖에 연상이 안된다. 

만약 그렇다면 위험하다. 그건 왠지  기분 좋은 상상이 아니라는 것도 위험하고 그리고 불건전한 것도 위험하다. 

떳떳하게 할 수 없는 것은 알려지면 위험하기 때문에 몰래 하는 것이다. 

미즈이케 씨가 「큰일이야」 라고 함께 살고 있는 우리에게 까지 폐가 확산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다. 

어느 쪽이냐 하면 미즈이케 씨보다 이쪽이 더 불안하다. 

무서운 사람들이 갑자기 찾아보면 싫은 마음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알 수 없는 것은 거기에 교과서가 더 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 상상과의 상성은 나쁜 것 같다. 

내가 가진 얄팍한 상상력으로는 그것과 교과서를 결합한 전혀 새로운 미스터리가 형성되지 않는다. 

평소 사용하는 교과서에 어떤 비밀이 담겨있는지 아닌지는 일단 수업을 듣고 있는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교과서는 중요하지만 아마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모르겠네.」

신체의 비스듬한 아래 부근에 목소리와 안개가 뭉친다. 어딘가가 가려운데 어디를 긁어도 그것이 해소되지 않을 것 같은 답답함은 

미즈이케 씨의 무엇을 소재로 하여 생겨난 것일까

지금의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이름과 그 수려한 외모, 눈에 띄면 잔상이 강하게 남는다. 혼자 방에 있는 것이 어딘가 답답하다.

「미즈이케, 우미...」

몸을 흔드는 와중에 왠지 모르게 그 이름이 입에 담고 만다. 

방해꾼이, 푹신푹신한 것이. 미즈이케 우미가 되어간다. 

 

 

 

 

큰 목욕탕, 고급 컨디셔너, 촉감이 좋은 잠옷 

바닥이 아닌 푹신한 침대에 다리를 뻗고 가라앉아 있으면 다른 사람의 몸처럼 위화감이 심하다. 

나른함과 밑바닥까지 띤 열이 동거해서 의식이 설 자리를 잃고 만다. 

적당히 졸리고 적당히 피곤했다. 거기에 잠이 들 정도로 의식이 방심해 있고 그것이 허용되는 공간. 

역에서 잠깐 전철을 탔을 뿐인데. 또 다른 세상

정말 평소의 환경과 세계가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하고 알 수 없게 된다. 

그런 불확실한 나를 긍정하는 듯한 무게감이 방 위에서 화려하게 꿈틀거린다.

뻗은 다리를 베개 대신에 쓰고 있고 잠옷을 겉옷으로 한 장 몸에 두른 것 뿐인 여자

불이 켜진 것처럼 혈색 좋은 피부는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도 윤기가 나고 시선이 방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도록 빨려 들어간다. 

직접 만질 때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있었다. 자욱한 꽃 냄새와 함께 목을 간지럽히는 듯한 느낌 

무언가를 원하는 듯한 의식에 흔들리고 이것이 계속되면 머리가 아파온다.

즉 무슨 말을 하고 싶냐면......피부, 깨끗해 

또 만지고 싶다. 

그뿐이었다.

치키 씨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 할 수 있을 정도로 미인이고 

나를 산 여자. 

나의 몸을 원하는 여자. 

나에게 양식을 가져다주는 존재.

나를.. 하고 계속할 것만 같아서, 볼을 긁는다. 

리쿠나카 치키라고 자칭하고 있지만 수상하다. 분명히 거짓 이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는 일이 분명 떳떳하지 못한 일밖에 없을 것이다. 

「......치키 씨」

「으응~?」

「젖꼭지 찾는 것 좀 그만해 주시겠어요?」

남의 허벅지를 베게 삼아 부끄러운 놀이에 열중 하고 있는 치키 씨의 손목을 잡는다. 

늘씬하게 뻗은 검지가 콕콕콕 옷 위의 가슴을 찔러온다. 그만 하라고 말했는데...

움직일 때마다 치키 씨에게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꽃 향기 같은데 종류까지는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우미 금방 자버리잖아」

「그러니까 뭐든지 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거부 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젖꼭지 위치를 5회 연속으로 맞히면 승리하는 룰이 나한테 있거든」

 

 

그딴 룰 세상에서 없어져 버렸으면...

「그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거부하려고 했던 손이 거꾸로 잡혀서 일어난 치키 씨에게 묶인다. 

그대로 밀려나 치키 씨의 입술이 호흡을 빼앗겼다. 

사람을 덮치는 기술이라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솜씨가 능숙했고 저항할 틈도 없었다. 

눈과 입도 도망칠 곳이 없이 눈앞에 있는 뜨거운 현실에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나의 아랫 입술을 핥으면서 치키 씨의 얼굴이 멀어진다. 

둘이서 어중간하게 베개에 머리를 얹고 가까이서 서로를 바라본다. 

이 사람 앞에서는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도,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도 뭔가 부끄러운 느낌이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역시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겠지.

「...또 하는 건가요?」

「아니 그냥 이러고 싶을 뿐이야」

온화하게 미소 짓는 치키 씨의 머리카락이 뺨을 간지럽힌다. 

「이렇게 있으면 말이야 최고야」

「......그런가요?」

「응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다고 반응 하는 우미의 체온이 점점 올라가는 것을 느끼면 마음에 직접 닿고 있는 것 같아」

잡은 채로 있는 내 손을 기쁜 듯이 들어 올린다. 마음에 직접 닿는다는 말을 듣고 황급히 뿌리치려니 포박하듯 깊게 손가락이 엉킨다.

「놓지 않을 거야」

꽈악, 치키 씨 손가락 끝에 힘이 실린다. 치키 씨의 손바닥 닿는 부분이 뜨겁다. 

그 온도를, 눈을 감고도 남는 감정을 애써 무시하면서 

지금 뭐하고 있는 건지... 

이 사람과 만나서, 이렇게 호출을 받아서는.........충족되고, 

내가 치키 씨에게 알려준 건 내가 고등학생이고 이름 뿐이다. 교복 차림으로 만난 적이 있어서 고등학교가 어딘지는 들켰겠지.

그다음엔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부끄러워 살 수 없는 일을......잔뜩, 이건 흐름에 휩쓸렸다기보단 폭주했다.

하나씩 생각해 보면 정말 죽고 싶어서 매일매일 열심히 못 본 척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왜 그랬을까? 왜 했을까?하는 것 밖에 없다.

하지만 치키 씨는 내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때의 나는 납득했을 것이다. 

어째서? 열기에 들뜬다는 것일까.

「질리면 공부 가르쳐 줄래요?」

「응~」

치키 씨에게 불려가서 하는 일은.........라든가, 꾸밈 없는 수다에,공부

호텔에 올 때 가져오는 것이 교과서라는 것에 약간의 저항을 느낀다. 치키 씨는 똑똑하다. 

적어도 고등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에는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막힘없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 최근까지 고등학생이었을지도 모른다. 

치키 씨는 이름 이외에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니까 이렇게 추측할 수 밖에 없다.

일단 겉보기에 받는 인상은 스무 살 정도였다. 전에 그렇게 말해주었다니 그럴지도? 라고 얼버무렸다. 아무것도 알려주기 싫은 모양이다.

그런 사람인데 보통은 불 수 없는 것 만은 다 보여준다. 정말 엉망이었다. 하지만 파탄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쌓아 두지 않았기 때문일까?

「어이~ 무슨 일 있어?」

「네?」

「나를 멍하니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그거 저한테는 힘들지 않을까요?」

모순되는 것은 지금 이렇게 치키 씨를 만나고 있는 것 정도였으면 좋겠다. 

말할까 망설였지만,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을, 눈을 돌리며 치키 씨에게 전한다.

「좋은 사람은 만났구나 해서요」

그것은 빈정거림이 아니라 분명 굉장히 운이 좋은 상대를 만난 것이 틀림없다.

「좋은 사람이 아닌데~ 여고생을 돈으로 낚는 나쁜 어른인데~」

귀에 걸리는 머리를 쓸어 올리면서 치키 씨가 부드럽게 부인한다. 

「그거는 틀림없는데요」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은 사람을 동으로 낚지 않는다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이 사람에게 구원을 받고 있다. 엉거주춤 일어나 침대 가장자리에 걸쳐 앉는다. 

딱딱한 바닥에 엉덩이를 내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몸이 가라앉는다. 계속 고쳐 앉는다. 아직도 파묻힐까 봐 낮선 느낌이다.

등 뒤에서 치키 씨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그리고 종착지에 다다르듯이 뒤에서 나를 껴안아온다.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순간 무방비한 머리를 맞은 듯 의식이 앞으로 푹 숙인다. 

「이렇게 붙으면 우미 어깨랑 팔이 움츠러드는 거 좋아」

「좋다니, 뭐가요?」

「귀여워」

더 밀착해온다. 이렇게 치키 씨의 품에 안기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에도 고동이 빨라진다. 

치키 씨는 착한 사람이고 미인이고 꽃 냄새나고 똑똑하고 상냥하지 잘 보상 펴주고 함께 있으면 차분해지고 가슴도 크고 미인이기 때문이다.

미안 거짓말이다. 진정이 안 될 것 같다. 아니 진정되는 건 진정되는데......뭐랄까......가슴 언저리가 피를 졸인 듯 뜨겁다. 

혈관을 지나는 그것이 짙고 질척질척 흐르는 것이 전해져 온다. 그 열기는 불안을 부추기면서 몸 구석구석으로 흐르는 것으로 편안함을 남기고 간다. 그리고 여운처럼 손가락 끝이 저려오지만 그게 싫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

「우미쨩은 요즘 돈 말고는 곤란한 일 없어?」

어깨에 턱을 얹으면서 치키 씨가 물어온다.. 

위험해. 치키 씨의 얼굴을 볼뻔했다. 당신.. 당신이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그 다음엔 엄마 생각, 그 다음엔 좁은 방의 동거인이 생각난다. 

「......아뇨 딱히 없어요」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을 해서 곤란한 일은 없다. 

「그럼 다행이지만 만약 있다면 이야기 해줘 나는 무책임하게 이야기만 듣겠지만 그런 걸 들어주는 상대가 있는 것만으로도 다를 테니까」

「......네」

아아 이렇게 나를 신경 써주는 부분이 정말 좋다. 이렇게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마른 입술에 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효과가 있다. 

「뭐 어떻게 해도 안되겠으면 내가 먹여 살려줄께」

「그것 참...... 매력적이네요」

모든 걸 다 내던지고 내일도 모레도 이 부드럽고 깨끗한 침대 위에서 눈을 뜬다. 3일 동안 계속되면 나는 더 이상 헤어나올수 없게 되겠지

「치키 씨는 여고생을 좋아하는군요」

「응」

처음에 그렇게 소개 받았고 그건 지금도 변함없다. 

「사는 건 여고생 뿐」

「지금은 마음에 드는 아이는 한명이에요~」

흠칫하고 어깨가 반응 해버릴 것 같은 것을 주먹을 쥐면서 억누른다. 

기뻐하지 마 그런 것을, 하고 자신을 최대한 억누른다. 

「가족들은 돌봐주시고 계시죠?」

어머니라고 말을 하면서 왠지 모르게 말을 돌렸다. 

「그렇지 여고생 말고는」

「그럼 안되겠네요」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자 등으로부터 치키 씨를 더 가깝게 느꼈다. 냄새도 강해져 꽃다발 속에 자신이 꽂혀 있는 것 같았다.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관계를 끊어버리고 내버려둘 수 없으니까」

아마 엄마도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뭐랄까 계속 같이 지내왔으니까 없어지면 서로 혼자가 되버리니까.

「우미쨩의 그런 부분 참을 수 없어」

치키 씨의 새하얀 손가락이 내 왼쪽 눈과 목덜미를 덮는다. 

「모든 것을 내던져 버리게 하고, 나에게 빠져 살게 하고 싶어지네」

어깨를 쓰다듬는 듯한 숨소리에 귀 뒤쪽이 얼어붙은 것처럼 차가워진다. 

목덜미에서 천천히 올라가는 손가락이 남은 오른쪽 눈도 가려버린다. 

깨끗하게 정돈된 새하얀 손가락이 가져다 주는 어둠으로 눈앞이 캄캄해졌다.

「우미쨩이 지금까지 소중히 여겨 온 것도, 상식도, 동기도, 양보할 수 없는 것도, 뿌리도, 가치관도, 모두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질 정도로 짓밟혀도 나를 필요로 할 정도로 빠지면 좋겠다아~ 」

아이가 달콤한 과자를 조르는 것처럼, 솜사탕처럼 부풀어 오른 꿈이 나를 덮쳐온다.

어둠 속에서 폭풍에라도 휘말린 듯 빗소리가 귀를 때린다. 

「......치키 씨」

「농담이야~ 어때? 나쁜 여자 같아?」

치키 씨는 그대로 부드러운 몸을 밀어붙여 얼굴을 들여다본다. 아직 그 손가락이 눈을 부드럽게 제압하고 있어 표정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마음은 경계하듯이 곤두서있는데 나의 그것 이외의 모든 것들이 기분 좋음에 빠져들고 만다.

치키 씨가 나에게 주는 것이 나를 너무 흔든다. 아니... 가슴이 부드럽다든가 그런 이야기는 반 정도만 맞다.....

「좋은 사람이라고 불려지면 마음이 아프니까」

「...그런 걸로 마음이 불편해진다면 역시 상냥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마음이 불편해진다면 말이지... 라고 입속으로만 덧붙인다. 

왜냐하면 나쁜 여자고, 

치키 씨가 지금 말한 것의 절반 정도는 이미 달성이 되어 있고, 그런데도 나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나에게 미소를 주고 있다. 

「아 이제 공부할까?」

「네」

그러면서 내 눈을 부드럽게 가린 채 치키 상이 입술을 포개어온다. 

몇 번이나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되어 익숙하지 않다. 

숨이 가쁘다. 

치키 씨를 너무 많이 느껴버렸다. 

치키 씨는 착하고 미인이고 꽃 냄새도 나고 머리도 좋고 상냥하고 같이 있으면 차분해지고 가슴도 크고 미인이지만 여고생을 키우는 것이 취미인 언니였다. 

 

 

 

「2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