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치와 시마무라 SS 「일찍이 황금의 시간이 있었고」- ②
『아다치가 좋아하는 것』
갑자기 의문점이 든건 체육관에서 대화가 끊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발 디딜 틈이 없는 것처럼 침묵에 마음이 흔들린다.
공통의 화재라는 것이 없고, 침묵이 귀에 거슬린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나지막한 매미 소리뿐이었다.
조금 거리를 두고 앉아 있는 아다치를 바라본다.
쾌적하다고는 할 수 없는 체육관 2층에 일부러 와서 쓸데없는 땀을 흘리고 닦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새침한 표정을 무너뜨리지 않고 있기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말수는 많지 않지만, 말을 걸면 제대로 대답을 잘 해주니 아마 미움을 받고 있지는 아닌 것 같다.
애초에 미움받고 있다면 이런 곳에 오지도 않을 것이다.
옆에 있는 상대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는 것은 그다지 기분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조금 안심이다.
그런 아디치와 모처럼 약속도 안했는데 이곳에 둘이 같이 모였으니 같이 이야기 할 화제를 찾고 있다.
이야기할 이유도 딱히 떠오르지 않지만, 이야기하지 않을 이유도 떠오르지 않는다.
평소 같으면 귀찮음이나 그런 것들이 우선이지만, 역시 조금 특별한 환경이 미약한 의식을 촉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반 친구가 수업을 듣고 있을 때 체육관에서 단둘이.
그런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왠지 아쉬울 것 같았다.
공통의 좋아하는 것이라도 나오면, 이야기를 펼치기 쉬울거라고 생각했지만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잠자기, 그리고 계란말이랑 오코노미야키, 뭔가 구운게 많네.
그리고......개.
이렇게 조금만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뭐..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더워서 사고가 제자리걸음 하듯이 멈춰버릴 것 같다.
하지만 갑자기 계란말이 이야기를 꺼내도 이상한 표정을 짓거나 한 두 마디로 끝날 것 같고 어렵다.
패션이라든가 사용하는 화장품이라든가, 그런 또래 애들이 할법한 이야기를 하려고 아다치의 옆모습을 들여다보았는데.
아다치에게는 그런 것들의 냄새조차 나지 않았다.
본판을 소중히 여기는 것만으로도 좋은 맛이 났다.
반에서 단연컨데 가장 귀여운 얼굴이다.
「아다치는 인기가 많잖아」
서로의 목이 더위 때문에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진 채로 적당히 말을 건넨다.
「뭐? 전혀」
목소리는 우리 쪽을 향하지 않고 체육관 2층을 탁구공처럼 튕겨져 나간다.
「나 무뚝뚝하고 붙임성도 없어서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않는데?」
「입을 다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되지만 말야」
「그거 참 편해서 좋겠네」
내 칭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았다.
아마 본인은 주위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 따위는 별로 흥미가 없는것 같다.
그래서 무관심하고, 이해하지도 않고, 이해할 필요도 없다.
나도 저런 반응에 대해 모르는건 아니니까, 그러서인지 의외로 아다치와는 잘 맞는 걸지도 모른다.
서로가, 아무래도 상관없는 관계.
하지만 그 아무래도 상관없는 관계가 중요한 것이다.
코끝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손가락으로 닦아내고, 매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고 보니 여름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여름은 그 계절의 시작이 알기 쉬워서 좋은것 같다.
다른 계절은 기온 등.. 애매모호하게 변화를 느끼지만, 여름은 매미가 운다.
매미가 울면 장마가 끝나고 아아.. 여름이 시작되었구나라고 알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다.
「여름 좋아해?」
「화제.. 휙휙 바뀌네」
이뿐만 아니라 우리의 교류는 산발적이었다.
생각이 떠오르면 거품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것을 둘이서 부수고 끝났다.
아무것도 쌓이지 않는다, 이 체육관에서의 시간 그 자체다.
「계절을 좋아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어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듯」
「헤에..」
아다치의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살짝 땀냄새가 나는듯한......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니, 이건 꽤나 괴로울지도」
「그치~」
드물게 의견이 일치해서 살짝 웃음이 나왔다.
아다치도 웃지는 않았지만, 입꼬리가 조금 풀린 것처럼 보였다.
우리가 벗어 던진 양말을 멍하니 바라보며 발가락을 꼼지락 꼼지락 구부려본다.
양말에서 해방된 발끝에 남은 열과 춤을 추듯.
여름이 완전히 끝났을 때, 그래도 우리는 아직 여기에 있는 것일까.
여름의 잔재 속에서 만난 아다치와 나는 여기서부터 뭔가 시작되는 것일까.
목소리로 되지 못한 질문 몇 개가 태어나 힘을 잃어버린 매미처럼 바닥에 파묻혀 간다.
하지만 그 매미는 더위와 나태함에 굴복하지 않고 여전히 날으려 하고 있다.
지금은 서로가 서로에게 있는, 알기 쉬운 것부터 하나씩 찾아보려고 한다.
달리 할 일도 없어서라는 지극히 솔직한, 단순한 이유로.
여름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여기서.
둘만의 장소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귀중한 것들이 많았던 여름이었다.
주로 아다치의 태도라든가, 아다치의 이것저것, 즉 아다치의 존재 자체가.
그리고 내가 아다치가 좋아하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 여름부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다치가 좋아하는 것』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