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의 꿈』
아내는 대나무 속에서 나왔다.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아내의 머리에는 자기가 직접 꽂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잎사귀가 붙어 있었다.
아무런 인연도 없는 동네에서 유명한 부잣집 대나무 숲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여기로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즐겁게 이야기하던 교복 차림의 그녀의 옆모습이 가끔 떠오른다.
웃는 모습의 아름다운 색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심장의 밑바닥에서부터 퍼 올리는 듯한 상쾌함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그런 쾌활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 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녀와 함께 살고 있고, 딸 둘과 우주인 한 명.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새삼 절실히 느껴진다.
그 딸은 조만간 혼자 집을 떠나게 된다.
「흐음......」
「오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야 지루해 보이네」
이쪽을 발견한 아내가 거실로 들어온다.
아내도 세안을 했는지 턱 주변이 젖어 있었다.
「지루하다면 즐겁게 해줄게」
「든든하네」
대부분의 경우 아내가 일방적으로 신나서 불타오른 후 끝나고는 한다.
아내가 옆에 앉아 어깨에 팔을 올리고 히죽거린다.
「뭐야 뭐야 아버지가 나무꾼으로 먹고 살겠다고 하는 정도라면 놀라지 않을 거야」
「너를 놀라게 한 기억이 단 한 번도 없네..... 그게 결혼 하자고 했을 때가 조금 생각이 나서 」
음~? 아내의 눈썹이 살짝 올라간다.
「새콤달콤한 계열인가?」
응응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시선을 피하며 도망치는 모습에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매사에 무슨 일이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아내는 진지하게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 부분은 큰딸이 그대로 물려받았다.
아내는 딸의 성격이 나를 닮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인가 하면, 어른스러움은 작은 딸이 물려받은 것 같다.
「알레르기가 있을 것 같은 너를 위해 짧게 이야기하자면 말이야」
「오오옷」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것도 좋겠다고 받아 주었던 게 지금도 가끔 생각나
그래... 이제는.. 라고 말 했잖아 그 부분에서 그 밖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닌지 지금도 궁금해서」
아내에게는 그 밖에도 마음이 끌리는 것이 길이 보였을지도 모른다고.
그런 것을 새삼 이제와서는 되돌아 갈 수 있는 리가 없는 장소를 돌아보게 한다.
그런 아내가 과장되게 고개를 갸우뚱한다.
「뭐야 그게」
「뭐야 그게 라고 말해 버렸어」
「잠 잠깐만 조금 생각 해볼게 기억나는 건..... 어 음... 장소는 아... 야경이 아름다운 레스토랑이었지?」
놀랍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았다.
「카르파초 같은 거 먹었지?」
「아니야 이제 됐어」
「좋지 않은데.. 다른 건.... 아니 그건 고등학교 때의 꿈이니까 아닌가......」
아내가 얼버무리듯이 입술을 오물오물거리며 벽을 노려보고 있다.
기억이 안 나겠지, 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아내는 사람 이름 외우는 것도 잘하지 못한다.
매우 우호적으로 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타인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와 씨름하는 몇십 초, 아내는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포기하는 것 같다.
「그때 꾼 꿈은 그때 내 것이지 지금의 내 것이 아니야」
「잊어버렸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감동적으로 말할 수 있는거야」
「정말 미안해」
「아니 괜찮아」
당시 아내에게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을텐데 그 중에서 결혼을 선택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호게츠에 대해 생각이 났어」
「호게츠? 그래 호게츠 이야기를 하자」
화제를 바꾸어 얼버무릴 수 있으니까 대려 적극적으로 나왔다.
「응......」
호게츠는 조만간 집을 나와 연인과 함께 살게 된다.
그렇다.
연인.
딸의 연인.
상상만 해도 어지러울 것 같은 울림이지만, 게다가 상대는 동갑내기 여자아이라고 한다.
처음 들었을 때는 놀랐지만 딸이 긍정적으로 스스로 움직이고, 항상 싱글벙글하며 말할 때마다 목소리가 통통 튀었다.
그런 상대를 만난 것은 분명 행운인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가 어떤 아이인지는 알고 있지만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아버지로서 이대로 그냥 보내는게 맞는 것일까.
「상대방이나 부모님께 인사 같은 건 안 해도 되는 건가......음 너무 호들갑 떠는걸까」
「하하하 그렇구나 결혼 상대의 부모님께 인사를 해보고 싶다는 거구나!」
아무도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았는데 심지어 해보고 싶다니......
아내에게 있어 그런 종류의 이벤트는 단순한 호기심에 불과하다.
「좋아 맡겨만 줘」
아내가 아주 즐거운 일을 생각한 듯 이빨을 드러낼 정도로 씨익 웃는다.
그 날 본 꿈을 이루겠다고 결심했을 때 아내의 웃는 법
역시나 지금까지도 버릇으로 남아있나 보다.
이리하여 딸은 동거는 물론이고 왠지 모르게 결혼까지 하게 되었으며, 인사도 예정되어 버렸다.
「그나저나 무슨 맛의 카르파초였더라......」
먹은 적 없다니까...
『하루살이의 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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