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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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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2장-6 「어서 와」 「...다녀왔어」 다음 주에도 당연하다는 듯 미즈이케 모녀와의 생활이 이어졌다. 그것이 앞으로의 나의 생활이다. 학교에서 돌아와 먼저 거실에서 청소기를 돌리는 미즈이케 씨에서 망설이며 말을 건넸다. 「미즈..이케..씨...」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한 느낌으로 부른다. 그 녀석이나 그놈이 아니라 동급생인 미즈이케 씨 불러진 사람도 어깨가 조금 굳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뭐야 이 거리감 「먼저 청소기를 돌리고 나서 걸레로 닦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바닥의 온도를 양말 너머로 느끼면서 지적한다. 청소기를 멈추고 미즈이케 씨가 눈을 동그랗게 떳다. 「아 그렇구나」 그런 어린애 같은 얼굴이 이럴 때 흘러나온다. 그것 만으로,이쪽의 볼이 느슨해질 것 같은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저녁은 또 ..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2장-5 으아아아아, 말하고 나서 후회한다. 그 녀석이 전화를 손에 쥔 채 천천히 돌아본다. 「신경 안 쓰는 거 아니었어?」 「그렇긴한데...」 안 쓰기는 하는데 궁금해서 물어봤다고 말고는 다른 말로는 표현할 방법이 생각 나지 않는다. 현대 국어 수업 시간의 중요성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흔히 말하는 호기심이라는 녀석?」 「흐으음」 뭐야 그 흐으음은, 몸을 뒤로 젖히며 곁눈질을 한다. 그 녀석은 나를 차가운 눈으로 재듯이 보고 있었다. 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눈으로 더듬는 것 같기도 했다. 「뭐」 물어본 건 나인데 어째서 강하게 밀어 붙히고 있는건지.. 자신의 뻔뻔함에 조금 어이없었다. 「뭐라니 딱히」 「아 그래」 목소리의 기세만은 나에게 있었다.그러니까 그 기세로 얼버무린다. 「아르바이트라든가 이런 거 아니지?..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2장-4 우리 엄마는 집안일에 대해서는 모른 척은 한다. 내가 좀 더 어렸을 때는 집안일도 하고 일도 같이 병행해서 힘들었던 건 상상하기 어렵지 않으니까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큰 불안은 없다. 언젠가 혼자 살 때 도움이 되기도 할 것이다. 작은 불만은 친구들과의 시간을 내기 힘든 정도였다. 「자 다됐어」 책상에 냄비 받침을 놓고 그 위에 프라이팬을 올린다. 한바탕 일을 마치고 허리에 손을 얹으며 창밖을 본다. 밤의 머리가 보이고 있었다. 「우리 엄마는 좀 더 늦게 돌아오실텐데」 언제 먹을거냐고 돌려서 말해본다. 그 녀석은 조금 생각하는 듯한 눈을 굴리고 있다. 「내 쪽의 엄마는 모르겠어」 그러면서 교과서를 내팽개치고 책상 앞에 앉는다. 기다릴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젓가락도 인원수만큼 없다고 생각했는..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2장-3 「돌아왔어?」 그 퉁명스러운 느낌에도 조금 익숙해졌다. 외모는 눈길을 끄는 것에 특화 되어 있는데 목소리나 태도에는 타인에 대한 무관심밖에 없다. 그런 태도의 녀석이 눌러앉았다면 쫓아내고 싶기도 하다. 그 녀석은 잠시 내 반응을 살피듯 고개를 들고 있다가 다시 교과서에 눈을 떨어뜨린다. 하는 일은 성실한데도 긍정의 조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어, 공부하고 있어?」 「음」 「왜?」 틈만 나면 교과서를 펴고 있는 그 자세에 무심코 의문을 제기한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고등학생과는 많이 다른 생물이었다. 「왜냐니 공부하지 않으면 똑똑해지지 않잖아」 교과서를 넘기면서 담담하게 그 녀석이 말한다. 「나 머리가 나빠서,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이유는 간결했고 자기평가에는 싫음이나 자조도 담겨 있지 않은 것 같..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2장-2 그 녀석보다 늦게 갈아입고 가방 속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방을 나갔다. 눈에 띄는 삐침머리가 없는지 손으로 살피며 거실을 둘러봤다. 거실이라고 할까, 방은 이것밖에 없긴하지만 어머니는 이미 나가 없었고 푹신푹신한 여자만 이불을 덮고 있었다. 얼굴선이 가늘어 눈을 감은 옆얼굴은 덧없다. 그대로 장례를 시작해 관에 넣어도 아무도 생사를 의심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이대로 나가면 이 여자 한 명을 집에 남기는 건데 괜찮을까. 엄마 입장에서는 친구라지만 내가 보기엔 그냥 모르는 여자다. 내 방에 마음대로 들어갈수 있는 것도 싫고 냉장고를 마음대로 열 수 있는 것도 기분이 나쁘다. 그리고, 이쪽이 바쁜데 아무렇지도 않게 자고 있는 것도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어른은 일 안하는 건가. 하지만 깨워봤자 ..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2장-1 『하늘과 바다와 대지와』 자신의 인생이 이 이상 나빠진 일은 없다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생각하고 있건 것은 어머니의 나쁜 부분을 닮아 버린것일까. 이불 위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턱을 짚고 있자 선풍기의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좁은 방을 왕래하고 있다. 앞으로 엎드린 버릇없는 자세로 여름 한 걸음 앞에 찾아온 무더위에 질려 있던 그런 때였다. 밤도 깊어져서 어머니가 돌아온 소리가 선풍기의 날개 소리와 나 사이에 끼어들어왔다. 인사 정도는 하려고 제대로 앉았는데 발소리에서 이질감을 느낀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의 발자국 소리가 세 배가 되어 들리고있었다. 겹치듯 늘어난 소리에 무심코 다시 정좌하며 경계하고 만다. 게다가 그것이 전부 이쪽으로 다가고오 있어 발이 묶인 것처럼 일어나지 못한 채 ..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1장 『통증이 있는 쪽이』 걷어 차였다는걸 이해하는 것보다 배쪽의 아픔이 더 뇌에 박혔다. 인간의 몸이 이렇게나 바닥을 매끄럽게 이동할수있다는것을 몸소 배웠다. 터져버린듯한 뜨거운 배를 누르고 있자니 옷 위에서 흐르지 않은 피를 손가락 끝으로 느끼는 것 같았다. 누워서 신음하고 있자, 아픔에 이가 떨리고 있는 사이에 또 걷어 차였다. 어른의 다리는 빗겨 나가는 거 없이 몸통을 향해 깔끔하게 걷어 차왔다. 뻗은 다리를 공중에서 응시하면서 꼴사납게 바닥에 낙하한다. 뼈를 강하게 맞았는지 처음과는 또 다른 날카로운 아픔이 찾아왔다. 여름 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급격한 컨디션 악화에 의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마치 몸과 의식이 분리 된거 같다. 어딘가 거리를 두고 상황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면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