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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새로 쓴 SS

아다치와 시마무라 0.99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어른이 되었다고 조금 착각했던 나는 사람을 사귀는 일이 내 적성에 썩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그렇게 믿어버렸을 뿐인지도 모르고, 사실은 그런 식으로 생각함으로써 귀찮은 일과 마주하는 것에서 도망쳐버린 것뿐인지도 모른다.
그런 나는 지금, 어른이 될 수 있을지조차 수상쩍은 고등학생이 되어서, 숨 막히는 교실이나 빛나는 장래를 위한 수업, 그리고 고지식하게 네모난 자리에 딱 들어맞아 있는 학우들에게서 도망쳐 체육관 2층에 있었다.

아다치와 있었다.

여름이 지나갔을 터인 하늘을 천장 너머에 두고, 여전히 후텁지근한 공간.
어깨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교복 깊은 곳에 열기가 싹터서, 영 개운치가 않다.
수업에 나가지 않게 된 후로 계절마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청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바닥은 닿은 손가락에 까슬까슬한 이물감을 느끼게 했다.

그런 분위기와 장소에서, 나는 아다치와 만났다.
여름 끝자락의 만남은, 나른함으로 가득 차 있다.
둘이서, 돌에 달라붙은 이끼처럼 체육관에 머물러 있다.

「아다치는 말이야.」
「응」

입을 열어 미지근한 공기를 들이마시자 목이 마르다.
그걸 해소하기 위해 움직이는 게 귀찮은 건지, 우리 사이에는 말수가 적다.
게으름뱅이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표본 같은 두 사람이다.

「수업 땡땡이치는 거 부모님한테 들켰어?」

적당히 생각난 이야기를 던지자, 아다치는 벽 쪽으로 시선을 피한다.

「글쎄......집에서 거의 말을 안 하니까」

아다치의 중얼거림에 관심은 없다.
강 건너편 경치의 흐름을 흥미 없이 눈으로 쫓는 듯한......그 정도의 마음의 움직임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가족과의 사이에 있는 것이 희박한 것인지도 모른다.
함께 있어도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으니, 이해는 도통 깊어지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깊어지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 있는 건, 그저 그렇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수조에서 길러지는 물고기 같은 것이었다.
집에도 그런 수조가 있고, 물고기가 있고, 여동생이 돌보고 있다.
......하지만 물고기는, 주위에 있는 것들을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고는, 정말로 생각하지 않는 걸까?
수조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물고기의 마음에는 닿을 수 없다.

「시마무라는?」

사교적인 인사치레처럼 되물어 온다.

「나는 들켰어. 자주 머리를 쥐어박히고, 싫은 소리도 듣고 있어」

도시락조차 싸주지 않게 되었다.
모처럼 염색한 머리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판이 나쁘다.

「흐~음......」

미묘하게 담백한 반응을 받은 시점에서 대화가 끊긴다.
항상 이런 식이다.
뭐, 반 친구들과 즐겁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꽃피우고 싶다면 교실로 갔겠지.
조용해진다.
겨울 눈 속에서 소리를 잃어버리는 것과는 달리, 귀 주위가 무겁다.
소리는 멀리 가지 않았는데, 눈치채지 못한 척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고요함은, 어느 쪽인가 하면 평온함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마음을 데굴데굴 겉돌게 한다.

치맛자락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면서,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는다.
'뭐 됐나'라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이곳의 느낌은 나쁘지 않지만,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하면 또 쫓겨날지도 모른다.

교사가 아니라, 좀 더 골치 아픈 존재에게. 그래, 지루함이 찾아온다.
정체는 지루함의 온상이 된다.
머문다는 것은 흐름을 포기하는 것. 고이고, 탁해지고, 질척하게 가라앉는다.
그게 싫다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설령 쳇바퀴를 돌릴 뿐 어디에도 갈 수 없다 하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자, 그저 조용히 그곳에 있는 탁구대의 다리에 눈이 간다.
펼쳐진 채로 있는 그것은, 폐기 처분이라도 된 것처럼 만지러 오는 사람이 없다.
이 학교에는 이미 탁구부라는 것이 없었다.
있었다면, 우리는 이렇게 이곳에서 만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다치가 일어선다.
집에 가려는 건가 싶었는데 가방은 그대로 놓여 있다.
게다가 향하는 곳은 출입구가 아니라 체육관 구석이다.
무슨 일인가 하고 멍하니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다치가 골판지 상자를 들어 올린다.
상자를 껴안듯이 하고서 이쪽으로 돌아왔다.

「그게 뭐야?」
「탁구채랑 공」
「탁구채?」

아다치가 상자 내용물을 탁구대에 늘어놓기 시작한다.
뭐냐며 일어서서 들여다보니, 과연 아다치의 말대로 탁구채와 공이었다.
탁구 도구다.

네트에, 지지대 금속까지 필요한 것들이 갖춰져 있다.
오랫동안 쓰이지 않았던 모양이라, 상자에서는 먼지가 풀풀 피어올랐다.
들이마시기도 전부터 사레들릴 것 같다.
그 먼지를 좌우로 털어내고 있자, 도구 일체를 탁구대 위에 펼친 아다치가 말한다.

「저기, 탁구라도 안 할래?」
「...... 핑퐁?」
「왜 영어로 말했어?」
「아니 그냥 뭐...... 그보다, 핑퐁이 영어였구나. 」

속칭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감탄하고 있자, 말을 꺼낸 아다치도「맞나....?」하며 자신이 없어진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뒤처져 있는 우리란, 이 정도 수준이다.

그건 제쳐두고.

아다치 치고는 드문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제안 자체가, 움직인다는 것이.
드물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다치를 알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 또한 의심스럽지만, 그런 것도 제쳐두고.

어쩌면, 아다치도 똑같은 것을 느끼고 움직였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갈 곳을 헤매다 같은 장소를 고른 동급생이다.
감각은 비슷해서, 과연, 그래서 함께 있어도 괴롭지 않은 건가 하고 이제야, 이 편안함의 이유를 깨닫는다.

그리고, 아다치가 움직이는 거리라는 게 왠지 모르게 좋다.
무리를 해서 밖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체육관 아래층까지는 가지 않고, 눈앞의 탁구대에 손을 댄다는 것이 뭐랄까......말로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딱 그 정도의 열량이란 느낌이라서.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 으응.. 하기 싫으면 됐지만」

내 대답이 늦어서인지, 아다치가 물러서려고 한다.
여기서 귀찮아하는 건 간단했다, 항상 있는 일이니까.
하지만 내게는, 모처럼 일어섰으니까 하는 마음이 지금 있었다.
사람은 보잘것없는 작은 돌을 밟아도 넘어지고, 가위바위보에 져도 먼 곳까지 걷는다.
계기란 건, 그런 사소한 것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좋을지도 모르겠네」

지루함이, 또다시 있을 곳을 덧칠해버리기 전에.
우리 사이도, 탁구공 정도는 움직여도 될지도 모른다.

「으.. 끈적끈적한데」
「그러네 ~」

계속 방치되었던 탁구채의 감촉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며, 탁구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본다.
아다치가 체육관 안쪽으로 가고, 나는 창문을 등진다.

「후후후, 눈부시려나?」

해를 등지고 싸우는 길을 택한 내가 불손하게 웃자, 「아, 과연.」 하며 아다치가 이제야 눈을 가늘게 뜬다.
새어 나오는 햇살을 피하려는 듯, 그 속눈썹이 가볍게 떨리며 아다치의 눈을 지킨다.

「뭐......핸디캡으론 딱 좋으려나?」

아다치가 눈을 내리깔듯 가볍게 웃으며 큰소리를 친다.
뭐 제안한 건 아다치 쪽이고, 자신이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나도 딱히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서, 구체적으로는 등과 머리가 뜨겁다.
여름도 끝났을 텐데, 뭘까 이 더위는.
누군가 사람 등 뒤에 돋보기라도 써서 빛을 모으고 있는 건 아닐까.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뒤를 돌아본다.
타콩, 하고 공이 튀는 소리가 들려와도 굳이 여기선 서두르지 않고, 빛에 빨려 들어간다.
어스름한 장소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밝은 것을 올려다본다.
모순 속에서 동경하듯이, 먼 하늘을 본다.
하늘을 본뜨는 구름 모양에서 계절과 바람을 느끼며.

「시마무라, 1점 땄는데」

아다치의 말에 간신히 앞을 향한다.
저기 저기, 하고 아다치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쪽을 돌아보니, 컬러풀한 탁구공이 벽가를 튀고 있었다.
달려가 쫓아가서 주워들고는 하아~ 하고 과장되게 자세를 잡는다.
탁구채를 비틀듯이 좌우로 돌리면서, 아다치가 그런 나를 보고 「이상해」라며 웃는다.


이상한 게 될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지금과 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상, 이상(변)......좋아, 변화구로 정했다.
치는 법도 모르지만 공을 휘어보자고 생각한다.
탁구공을 손바닥에 올려놓으며 의식을 맑게 한다.
밖에서는 아직, 매미 소리가 여름의 잔영처럼 닿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