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다치와 시마무라/SS

아다치와시마무라) SS-「정말, 뜨겁네」

상쾌한 휴일 오후, 나는 조용한 집안을 정처없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아다치는 아르바이트로 놀지도 못하고 특별히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뒹굴며 만화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푹 자고 말았다.

일어났더니 인기척이 없어, 아무래도 모두 나를 두고 나가 버린 것 같다.

일단 정말 아무도 없을까 하고 집안을 산책하던 중~ 

정말 아무도 없었다.

 

정말 누구 하나 없다. 야시로조차 없다. 왠지 쓸쓸해진다.
자, 어떻게 할까.
말 할 상대도 같이 놀 사람도 없으니 지루하다.

한숨 더 잘까 하다가 문득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엌으로 간다.
뭔가 과자같은거 있었나? 그러고보니 저번에 아다치랑 같이 갔던 커피숍 팬케이크는 맛있었어. 갑자기 그런 생각이 났다.
분명히 그때 아다치는 내가 어떤거 부터 먹고 싶냐고 말했을때, 자기가 시킨 것을 포크에 찔러 내 앞으로 내밀었다.

요점은, 아앙~을 하고 싶었던 것이었겠지. 그때의 필사적인 아다치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쏟아질 것 같다.
실실웃으면서 뭐하고 있어 언니~ 」
「우왓, 깜짝이야!」
어느새 돌아와 있던 여동생이 말을 걸어 심장이 터질뻔했다.

「돌아왔으면 말을 했어야지」
「말했는데.... 언니가 이상한 망상에 빠져있었으니까 못들었지!」
별 생각 없어. 아다치의 재미있는 모습을 떠올렸을 뿐이다.

......이상한 망상일지도 모른다.
「그것보다 야치~는 없어?」
「안 보이는거 보니까 없는거 아니야?」
없는가 하면 있고, 있었는가 하면 없어지고 있다. 그런 녀석이라 있다없다를 확실히 말할 수가 없다.
좀 귀찮은 특징이다 싶다.
뭐 동생도 그건 알고 있겠지만 그래서 통하는 게 우리 가족들이다.
여동생은 그렇구나 하고 중얼거리며 손에 든 봉지를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나의 흥미도 그 봉지로 빨려 들어간다.
뭐 좀 사왔어?
「아이스크림, 야치~랑 같이 먹을까해서」
그렇구만. 그러고 보니 여동생은 야시로에게 과자를 자주 사주고 있다.

용돈을 자칭 외계인 간식비로 써도 되나 싶지만 여동생이 만족하면 되겠지.

나도 아다치에게 선물을 할 때는 분발했다가 안했다가 한다. 그건 그렇고 아이스크림이라... 흠.
「내꺼도 있어?」
그동안 과자도 많이 사주기도 했고, 가끔은 언니에게 효도 같은 걸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물어봤다.
「언니, 정말 뻔뻔하네」
 3분의 1정도는 농담이었는데 경멸의 눈빛을 받고 말았다. 조금 상처받았다.
「뭐.. 있긴하지만」
「야호!」
나의 뻔뻔한 기대에도 응해 주다니, 정말 좋은 여동생이다.

오히러 언니로 삼고 싶을정도이다. 그렇게 되서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게 되었다.
여동생이 사온 아이스크림은 삼백엔 정도의 비싼 컵인 아이스크림이었다.

나에게는 쿠키&크림을 주었다. 참고로 여동생은 스트로베리다.
사서 돌아오는 동안 알맞게 녹은 듯 숟가락은 부드럽게 들어갔다.

아이스크림을 듬뿍 퍼서 입안에 넣었다. 바닐라의 달콤한 맛이 입안에 스며들고 거기에 섞여 코코아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맛있어. 오랜만에 먹었지만 역시 스탠다드 아이스크림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고 새삼 느꼈다.
특별함도 기이한 느낌도 없는 보통, 그것이 나에게는 딱 좋다.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어떨까?

아다치는 특이하고 야시로는 말할 것도 없다.히노도 나가토도 타루미도 보통이 아니야. 의외로 보통이란 없을지도 모른다.그럼 나는...응, 보통이라고 생각해. 틀림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스푼은 나아간다. 아이스크림은 벌써 절반 정도까지 줄어 있었다.

맛있는 것은 없어지는 것도 빠르다.
문득 여동생과 서로 아이스크림에만 빠져 침묵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골려줄만한 생각이 들어서 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수험 공부는 어때? 순조로워?
 여동생은 중학교 3학년이니까, 고등학교 수험을 위해서 공부가 한창일 것이다. 나는 별로 공부하지 않았지만.
뭐 괜찮을 것 같아
그렇다면 다행이야
여동생이 괜찮다고 한다면 괜찮을 것이다. 나와 달리 여동생은 우등생이다.학교 성적은 꽤 괜찮은 것 같았고,

중학생 때의 나처럼 삐뚤어진거같지도 않다. 오히려 초등학교 때보다 솔직해진 것 같다. 야시로가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기쁜 일이고, 그리고 아주 조금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중학생때의 내가 그랬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둥글둥글한 성격이 되어 아다치와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중학교때의 나 또한 필요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언니 궁금한게 있어」
이번에는 여동생 쪽에서 말을 걸어왔다.한입 먹고 싶다고 하려나?
「언니하고 아다치씨는..... 어떤 관계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에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졌다.
어떤 관계라니...무슨 의미일까?
어, 무슨 소리야?
진짜 모르겠어. 순순히 물어봤다. 그보다는 섣불리 대답하면 큰일 날거같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아니. 말그대로의 질문인데. 둘이 엄청 친하잖아. 그러니까 얼마나 친한지 궁금해서」
더욱더 모르곘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어머니가 "아다치랑 어디까지 갔어?"라고 물어보신 적이 있었다.

그때는 또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하는구나해서, 적당히 흘려 넘겼는데... 설마 들킨건가?
가볍게 핏기가 가셨다. 아다치와 이것저것 할 때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고, 언제 돌아와도 좋도록 소리에 신경을 쓰고 있었던 셈이었다. 그렇게 했지만 어느새 소리가 바깥으로 새어나가고 있었다면 이제 집에 있을 수 없게 된다.
..........일단 침착해 보았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보통보다 사이가 좋기 때문에 의심받고 있는, 단지 그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여동생의 말하는 방식에서도, 그런 의미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엄청 사이좋은 친구... 이려나」
단순히 대답하려고 했는데 굉장히 애매한 답이 되어버렸다.
친한 친구라는 거야?
아, 응, 그거 그거
속일 수 있으면 그만인데... 그냥 대답하면 되는데 명확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왠지 아다치와의 관계를 부정하는 것 같아서 싫은 기분이 들었다.
별로 아다치와의 관계를 밝혀도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족은 모두 받아줄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거절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부끄러움이 있어서 아직 털어놓지는 않았다.

그래, 그냥 부끄러운 거다.
「헤에~」
여동생은 아는듯 모르는듯 애매한 반응을 하고 있다.
왠지 어색해져서 이쪽에서 화제를 바꿔보기로 했다.
너야말로, 아다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오래전부터 궁금한 부분이였다. 여동생도 아다치를 안 지 벌써 꽤 오래 되었다.

옛날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나름대로 교류가 있는 것 같다. 가끔 말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어떻다니…뭐, 예쁜 사람이야
역시 예쁘다고 하는구나.  뭐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의 대답이였다.
하지만 여동생도 좀 있으면 고등학생이고,  아다치의 외모는 동경의 대상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뜻밖의 대답은 아닐지도?
그리고 조금 이상한 행동을 자주 하지만, 좋은 사람인 것 같아
여동생이 아다치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다치는 꽤 좋은 인상인 것 같다.

옛날에는 낯가림이 심해서 아다치를 피하고 있거나 어딘가 껄끄러운 상대라고 여기는거 같았다.

생각해보면 어느 틈엔가 아다치와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되었던데...

성장과 함께 극복한 것일까, 아다치가 시마무라 가문의 일원 같은 것으로 인식된 것일까, 아니면 뭔가 계기가 있었을까.
그녀를 칭찬하는 것은 기쁘지만, 내가 모르는 곳에서 여동생이 아다치와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 사실에 아주 조금 불안하다.
「그렇구나아. 뭐.. 이상한 행동을 자주 하긴해 」
아다치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상한 행동을 자주한다고 강조 해버렸다. 사과로 다음에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자.
아다치가 여동생 쪽으로 간다는 것은 비록 지구가 끝나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조만간 넌지시 물어보자.여러 가지로.
「정말, 뜨겁네」
여동생은 뭔가 꺼림칙한 눈빛으로 그렇게 말했다.
더운걸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기도 하고, 어느 쪽이냐 하면 시원할 것 같은데.
「뭐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일어서면서 여동생은 말한다.어느새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것 같다.
「소리, 조심해~」
 아이스크림 용기를 버린 뒤 그렇게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
소리?  무슨 소리  말하는 거지?
생각하면서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었다. 아까까지 아다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지.....
「아」
정답이 생각 난 순간에 손에서 숟가락이 미끄러져 떨어졌다.

이 후 떨어뜨린 숟가락을 줍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SS출처: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4918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