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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 시마무라 99.9「게이머즈 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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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릴 듯 눈부신 아침 햇살에

 

 

생각한 시간보다 일찍 잠에서 깨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시마무라 옆에서 침착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진보 했다고 할 수 있다.

그 시절의 나는 이런저런 생활 방식으로 건강이 나빠지지 않았을까 싶다.

일어나서 하품을 쏟으며 선반 위에 놓인 인형들을 한참 동안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젯밤에 가볍게 마신 술을 떠올리며 옆에서 아직 자고 있는 시마무라를 바라본다.

술 냄새가 나지 않았을까 라고 이제와서 그런 부분이 신경 쓰였다.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침실에서 나와 거실을 거쳐 아침 햇살에 다가섰다.

의자 두 개를 놓으면 사람이 설 공간도 없어지고 앉으려고만 해도 조금 고생하는 작은 베란다로 나간다.

항상 내가 앉는 쪽의 의자에 걸터앉아 내리쬐는 빛을 마주했다.

아침 햇살은 노을과도 비슷하지만 조금 더 노란 빛이 강하다.

앞으로의 시작과 끝의 차이일까.

밤에 공원에서 달을 올려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태양은 내 마음에 꽂힌다.
시마무라가 나의 빛이자 태양이라는 것은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만약 그것이 사라진다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싫지만, 만약 시마무라가 지금 죽는다면.
틀림없이 나도 곧바로 죽을 것이다.

뒤쫓는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는 더 이상 살아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시마무라가 나에게 있어서는 「살아있음」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눈물이 흘러나와 닦지도 않고 계속 빛을 바라보았다.

눈물 때문에 태양이 분열되어 보여 시마무라가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영문 모를 일을 곰곰히 생각해 버렸다.

많아진 시마무라를 평등하게 사랑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겠구나 라는 엉뚱한 상상에 조금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바닥과 난간의 먼지가 빛에 살짝 떠오르는 걸 보고 오늘은 청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광욕을 마치고 돌아와서 시마무라를 깨우기 전에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시마무라는 계란말이를 좋아해서 양이 적더라도 식탁에 올라오면 기뻐한다.

그래서 계란말이를 이쁘게 만들려고 맛에 신경을 쓰고 싶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게 좀처럼 쉽지 않다.

뭐가 어렵냐면 나는 맛을 느낀다는 것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지려고 해도 금방 의식이 흐려진다.

맛의 대략적인 방향은 알겠는데, 어떻게 만들어야 시마무라의 입맛에 맞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시마무라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요리를 통해 느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조금은 쓸쓸함을 느낀다.

시마무라는 그 차이가 좋다고 말하지만 말이다.

확실히 내가 시마무라가 되어도 의미는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얼추 식사 준비가 끝나고 침실에 들어가니 시마무라가 뒤척였는지 이불이 덮여있지 않아 살갗이 적나라하게 내 눈으로 들어와 황급히 이불을 다시 덮어주었다,

살갗이 이불 속으로 사라지니 후 하고 나도 모르게 한숨 돌리고 만다.

나만 보고 있는데 왜 이렇게 초조해지는 걸까?

옛날과는 다르다.

시마무라의 모든 것을 익숙졌을텐데,더 많이, 다양하게......보고 있는데...

막상 이렇게 한번 해소되어 진정된 상태에서 보게 되면 동요하게 된다.

사실 전혀 변하지 않았지도 모른다.
아니 옛날의 나였다면 보는 순간 도망쳤을 것이다.

머리가 하얘져서 눈을 내리 깔고 방구석에 웅크리고 떨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역시 성장했구나 라고 억지로 스스로를 칭찬한다.

그렇게 나를 격려하는 동안 침대 위에서 스물스물 시마무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와힛」

「으으응~  조흔 아치이임

 

시마무라는 지금 어떤 상태인지 잊은 듯이 일어나서 감추는 것도 없이 잠든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아침 햇살도 닿지 않았는데도 그 피부는 나를 녹일 듯이 눈부시게 빛났다. 

삐걱 하고 관절이 각각 비명을 질렀다.

 

「조..좋은 아침..임다

 

끼긱끼긱 하고 목 뒤에서 뻐근하게 울리는 소리가 났다.

분명 나는 평생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

목소리에서 동요가 배어 나오고 흐물흐물한 평소의 나 자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