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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 시마무라 SS2 「멜론북스 특전」

 

「함께 겨울을 보내며」

 

이름과 달리 겨울을 좋아하게 된 건, 시마무라가 자연스럽게 달라붙어 오기 때문이었다.

 

담요로 무릎을 덮고 두 사람이 함께 온기를 공유한다.

 

코타츠가 있으면 시마무라는 타츠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없는 편이 낫겠다고 은근히 생각하고 있다.

 

「휴일의 오전은 좋지 그치?」

 

컵 속의 내용물을 가느다란 스푼으로 저으며, 시마무라가 말했다.

 

「아직 쉴 수 있는 시간이 잔뜩 남아 있어서, 뭘 할까 생각하는 이 순간이 가장 마음이 편한 것 같아」

「응...... 그러게」

 

나도 차를 한 모금, 확인하듯이 마셨다. 

아직 뜨거워서, 그 온도가 혀를 가볍게 찌른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계속 쐬고 있으니 점점 피부가 따끔따금하게 달아오른다.

쾌청한 하늘을 올려다보니, 겨울 하늘의 구름이 낮아 보인다.

팔을 뻗어 손끝으로 걸어 당긴다면, 그대로 손안에 넣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시마무라는 하늘이 아니라, 손에 든 컵에서 피어오르는 희미한 김을 눈으로 따라가고 있었다.

 

「어딘가 가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추우니까 그냥 이렇게 있고 싶기고 하고~ 고민되네」

 

중얼거리는 시마무라의 옆모습은 확실히 즐거운 듯 입가가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나는.. 오늘은 그냥 이렇게 있고 싶을지도」

 

손을 맞잡고 걷는 것보다, 둘이서 이렇게 하나의 덩어리처럼 붙어 있고 싶었다.

오늘은 그렇게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럼, 그렇게 하자」

 

시마무라도 따로 하고 싶은 걸 생각해 둔 건 없었던 건지 바로 동의해 주었다.

혹시...

내가 이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에, 시마무라가 동의해 준 걸까 싶어서, 살짝 우쭐해졌다.

 

실내로 스며든 햇살 속에서, 아무 말 없이 어깨를 맞댄 채 시간이 흘러간다.

그곳에는 괴로움도, 조급함도 없었다.

예전에는 늘 등을 떠밀리듯 살아가던 나였지만, 그때의 초조함은 어느새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재촉당하며 숨 가쁘게 달려왔고, 마침내 꿈꾸던 곳에 도착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꿈에는 커피와 우유가 섞인 듯한, 은은하고 향긋한 향기가 함께하고 있었다.
시마무라의 컵에서 퍼져 나오는 향기였다.

 

「음

 

담요 속에서 시마무라의 발가락이 내 다리를 쿡쿡 찔러댔다.

마치 수조 속 물고기가 바닥을 쪼아대듯 발끝으로 장난을 걸어왔다.

시마무라 쪽을 바라보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미소 짓고 있었다.

나도 잠시 상황을 지켜보자, 다시 반응을 떠보려는 듯 살짝 건드리며 간지럽혔다.

 

「컵 들고 있는데 장난치면 위험해..

 

그렇게 말하면서 시마무라의 다리를 쿡 찔러서 되갚아주었다.

반응을 해서 그런지 시마무라의 뺨이 느슨하게 풀어졌다.

가끔은 시마무라의 장난스러운 성격에 곤란해지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시마무라의 상반신이 부르르 떨렸다.

 

「추워?

「아니.. 커피 마시니까 갑자기... 온도차 때문인가?

 

그렇게 말하며, 시마무라는 일부러 몸을 움츠렸다.

 

「이럴때면 코타츠가 그리워

「시마무라가 코타츠에서 움직이지 않게 되니까 안돼

「맞는 말이야~

 

많은 날씨에 뒤지지 않을 만큼 환하게 웃으며 시마무라는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다.

시시한 대화가 마음을 들뜨게 하기보다는 잔잔하게 감싸 안는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언젠가 꾸었던 꿈이 흩뿌려져 있다. 

영원히 계속되기를 바라는 동시에, 지금 죽더라도 후회 없을 것 같은 그런 충만감.

 

아마 그것이 행복이라 불리는 것의 정체일 테고, 나는 그 윤곽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윤곽을 따라 떠오르는 것을 서로의 손끝으로 쿡쿡 찔러댔다.

 

 

 

「함께 겨울을 보내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