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송이 꽃
「아..」
「야호~ 사쿠라쨩」
피트니스 센터 앞 주차장에서 딱 마주친 아다치쨩네 엄마한테 인사를 건넸더니, 돌아온 건 떨떠름한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그건 제 딸 이름이라니까요」
「앗차~」
나는 사람 이름을 외우는 데 영 소질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이름을 부를 일이 그렇게 많지도 않잖아?
「그치?」
「뭐가요?」
언제나 약간 날이 선 듯한 목소리다.
어쩌면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을 뾰족하게 경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레 겁을 먹고 뒤로 꽁무니를 빼는 방식은 좀 다르지만, 그런 잔뜩 경계하는 면은 아다치쨩을 꼭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만」
「자, 가볼까~」
혼자 재빨리 체육관으로 들어가려는 아다치쨩네 엄마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그리고 질질 끌어당기듯 걸음을 옮겼다.
「잠깐만요」
「이름 뭐였더라?」
일부러 틀린 건 아니라는 진심을 듬뿍 담아 물어본다.
아다치쨩네 엄마는 붙잡힌 팔을 찌릿 노려보더니, 과장되게 한숨을 내쉬었다.
「가르쳐 줘 봤자 또 잊어버릴 거잖아요?」
「해보지도 않고 벌써 포기하면 곤란하지~」
「예전에 해봤으니까 진작에 포기한 거예요」
「아니아니, 적어도 헤어지기 전까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니까」
하지만 혼자 이것저것 생각하는 동안,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행방불명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피트니스 센터에 오면 대개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으니 별문제는 안 되겠지라고 속으로 그런 뻔뻔한 생각을 했다.
팔을 잡아당기며 걷다 보니, 아다치쨩네 엄마의 다리가 나보다 조금 더 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 키도 저쪽이 더 크니까 세이프.
대체 뭐가 세이프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 후론 좀 어때? 아다치쨩이랑은 잘 지내고 있어?」
「별로요. 지금까지랑 똑같아요」
「응응. 변함없는 관계라는 것도 나쁘지 않은 법이지」
「......당신 참, 못 당하겠네요」
「이~예이~」
당연하지만, 아다치쨩네 엄마는 나를 칭찬한 게 아니다.
여러모로 체념한 건지, 팔에서 전해지던 빳빳한 반항의 기색도 스르르 사라졌다.
「뭐, 우리는 둘째 치고 딸내미들끼리는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네」
그렇게 슬쩍 화제를 던지자, 분명 본인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그녀의 입매가 미세하게 변했다.
불쾌한 듯 꾹 닫혀 있던 입술 사이에 아주 작은 틈이 벌어졌다.
「아다치쨩이랑 같이 있으면, 우리 집 바보 딸내미가 왠지 엄청 즐거워 보이거든」
그러니까, 분명 좋은 만남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말에 이어 아다치쨩네 엄마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우리 애도, 당신 딸한테 꽤 도움받고 있는......것 같네요」
잘은 모르겠지만, 하고 굳이 덧붙인다.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될 텐데, 거리를 두려는 것처럼.
그렇게 불필요한 벽을 세워서 상처받지 않으려 하는 점을 보면.
「빤히.....」
「뭐죠?」
「아다치쨩이랑 진짜 똑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다치쨩도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런 겉도는 인상이 강하게 풍긴다.
아마 이 모녀는 근본적으로 사람 사귀는 데 영 소질이 없는 거겠지.
하지만 자꾸만 말을 걸게 된다.
그야 나는 그게 재밌으니까.
「그렇네요. 이런 부분은 안 닮아도 좋았을 텐데」
아다치쨩네 엄마는 진심이 우러나온 듯 중얼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우리 딸은 나랑 닮았다는 소리 반, 전혀 안 닮았다는 소리 반 정도 들어」
「...... 닮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으~래?」
확실히 호게츠도 묘한 데서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는 구석이 있긴 하다.
피트니스 센터 접수처에서 회원증을 내밀고 라커 열쇠를 받았다.
따로 번호를 지정하지 않았더니, 아다치쨩네 엄마와 바로 옆인 라커 열쇠가 주어졌다.
아다치쨩네 엄마는 노골적으로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 완전 절친이네」
「당신은 그런 낯간지러운 소리 부끄럽지도 않아요? 하긴, 전혀 안 그래 보이네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혼자 납득해 버렸다.
편해서 좋다.
「오늘도 땀 흘리면서 신나게 놀아보자고」
「당신이랑은 아무것도 안 할 거거든요」
「같이 하러 가자고!」
「아, 진짜 짜증 나......」
아랫입술이 쓴 것을 씹은 것처럼 씰룩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머릿속에 번뜩 떠오르는 게 있었다.
「아, 생각났다」
「하아?」
「앗카」
놀란 듯 굳어버린 눈매를 정답이라는 대답으로 삼았다.
「예쁜 이름이네. 난 마음에 들어」
툭 하고 칭찬을 던졌더니, 아다치쨩네 엄마의 뺨이 이름의 뜻처럼 은은하게 붉게 물들었다......같은 낭만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기가 막힌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싸늘한 목소리만 돌아올 뿐이었다.
「마음에 든다면서 매번 까먹는군요」
나하하하하, 하고 호탕하게 웃어 젖히자 아다치쨩네 엄마도 이내 체념한 듯 옅은 미소를 지어 주었다.
「벌써 기가 다 빨리네요」
「나 그런 소리 자주 들어」
하지만 이쪽은 기운이 펄펄 넘치는걸 보면, 주변 사람들의 생기라도 빨아먹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앗카는 바로 수영장으로 갈 거야?」
일정을 물어보니 아다치쨩네 엄마가 다시금 굳어버렸다.
내가 뭐 이상한 말이라도 했나.
아니면 행선지를 알려줬다간 쫄래쫄래 따라올 것 같아서 잔뜩 경계하는 걸지도 모른다.
뭐 귀찮게 엉겨 붙기 위한 목적이지만~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다치쨩네 엄마가 홱 시선을 돌려 앞을 향했다.
「수영장으로 갈 생각인데요」
「글쿠나~」
대충 건성으로 대답하자, 매섭게 노려보았다.
왜, 왜 이래, 하고 슬쩍 방어 자세를 취하자.
「......요시카는요?」
낮고 가시 돋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른다.
뭔가 유치한 복수라도 하는 듯한 분위기인데, 대체 왜 저러는지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아다치쨩네 엄마가 내 이름을 불러준 적이 있었던가?
기억나진 않지만, 왠지 기분은 꽤 좋았다.
「이름을 금방 외우다니 완전 천재네~」
「지금 사람 놀려요?」
「벼얼로오~」
이 직후엔 진심으로 한 대 맞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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