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시마무라] BD특전소설 2권 「死間」- ⑤

밤, 방의 창문을 열고 작은 정원을 바라본다.

히노의 집과 비교하면 정말 비좁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집이라는 곳의 역할을 완수하고 있다.

가만히 마을 저편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계속 시간을 지새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사이로 보이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의 색,

목소리,말.아다치.

목욕 후 달아오른 피부가 살짝 가라앉고 난 뒤의 온도 차가 불러오는 기분 좋은 잠기운.

그것과 비슷한 것이 내 안을 감싼다.

「...............................................」

신기한 만족감이 옆구리에 하나 더 남아있는 것 같았다.

「즐거워 보이네요.」

갑자기 머리 위에서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퐁 하고 빛나는 가루가 내려온다.

머리 위에 찰싹 달라붙은 그것의 무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위를 쳐다보니 보인 것은 눈부심과 그것이었다.

「잔뜩 배부르면 잠이 온다... 저는 그런 생물이랍니다.」

「정말 평범하네 그래」

몸통을 잡고 옆에 내려놨다.

저항 없이 앉은 야시로의 사자꼬리와 작은 두 다리가 흔들흔들거렸다.

장식으로 달려있어야 할 꼬리가 어째서 의지를 가진 것처럼 움직이는지는 수수께끼였다.

「즐거워 보이네요.」

다시 한번 말을 걸어왔다. 그렇게 즐거워 보이는 걸까? 라며 볼을 가볍게 만졌다. 따뜻한 감촉이었다.

그러려나라고 살짝 생각하며 그러네 라고 확실하게 생각했다.

아까 전의 아다치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내가 웃지 않을리는 없으니까.

「뭐, 그렇지」

「즐겁다는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사시사철 웃고 있는 저 녀석이 말하니 설득력이 있다. 야시로에게서는 나쁨을 느껴 본 적이 없다.

좋은 것의 결정체라고 해야하나...?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히노네 집과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른다.

「너도 동생한테 축하받았어?」

「작은 시마무라 씨한테는 의심을 받아버렸어요」

호호호 하며 야시로가 즐거운 듯 이야기한다.

「작은 시마무라 씨는 똑똑하더군요. 사실 저는 생일을 모른답니다.」

비밀이랍니다 라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알고 있었다고 말하려다가 그냥 작게 끄덕여주었다.

「하지만 나중에 초콜릿을 사줬답니다.」

「좋겠네」

여동생도 초콜릿만큼 달달하다.

「내일도 생일이라면 좋겠네요」

「뭘 모르는구만」

야시로의 머리를 가볍게 찌른다. 머리와 머리카락이 가볍게 흔들리며 꺄륵 거리며 좋아한다.

「이런 건 가-끔 찾아와야 좋은 기분이 될 수 있는거야」

「그-런건가요?」

그런거랍니다 라고 인정하며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1년에 한 번, 나이가 늘고 말이죠」

「그래서?」

「그렇게 나이를 먹는 것에 계속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인생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오오」

야시로에게 적당한 감상을 듣고 웃으며 위를 바라본다. 차가운 액체가 볼과 턱을 스치듯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경 쓰여서 만져봐도 흘렀던 흔적은 없었다.

「가능하다면 그런 느낌이 죽기 하루 전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

검지손가락을 세우며 본심을 말했다.

「죽을 때가 되어 다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싫다랄까」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을 마지막으로 찾아냈다는 것은 분명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지막 날은 아아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기분이 들고 싶다.

그렇지만 그건 강해지지 못했다는 걸까?

강해진 다면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걸까.

아직 전혀 강하지 않으니까, 그 기분을 알 턱이 없다.

「흠」 이라며 야시로가 사자후드에 달린 귀를 흔든다.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러시겠죠~」

이 알 수 없는 생물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마 이 녀석의 그런 부분을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별을 자기 맘대로 들여다보는 듯한 이질적인 감성이 말이다.

「그치만 시마무라 씨가 곤란해한다면 마지막 날에는 저도 함께 뭔가를 생각해드리도록 하죠」

저요저요 하며 신나게 손을 치켜들고 있다.

「...네가?」

「킄크킄... 저는 엄청 좋은 녀석이니까요」

엄청 좋은 녀석인지는 모르곘지만 엄청 자신감 넘치게 위를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이라...」

친절하다는 것은 그렇다치고, 꽤 나중의 일... 이었으면 좋겠네.

「너 내 수명같은 것도 아는거야?」

운이 나쁘다면 오늘 잠든 사이에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 세계와 운명 속에서.

「호호호」

야시로는 그저 웃고 있을 뿐이다.

「어찌 됐든 오늘이 마지막은 아니네요.」

「그랬다면 매우 곤란했을 텐데 다행이다」

앞으로 아다치와 잔뜩 이야기를 하며 이루어가야 하니까.

죽을 때까지 나는 행복하고 싶다.

「그러니까 지금은」

야시로가 후드를 벗자 옅은 하늘색의 빛이 둘러싼다.

그리고.

「생일 축하합니다. 시마무라 씨」

그것은 진짜 다른 무엇 하나 섞이지 않은 축하였다.

그 솔직한 말에 코 끝이 찡해져서 한 박자 쉬고 나서.

「너도 축하해」

여운이 남는 듯한 동그란 상냥함에 이끌리듯 야시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달빛을 쓰다듬는 듯한 감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