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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 시마무라) 11권-멜론북스 특전

 

 

 

『아』라고 누가 먼저 말했을까?

또 체험 티켓을 받았다고 같이 가준다고 하는 왠지 모르게 어딘가 의심스러운 엄마의 권유를 한가하다는 이유로 피트니스 센터에 보았다.

라는 휴일의 만남이었다.

수영장 샤워실 앞에서 마주친 아다치의 엄마는 분명 나와 마찬가지로 조금 곤혹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화장을 지우고 묶었던 머리를 푼 아다치의 엄마는 이런 말을 하면 실례이겠지만 조금 지쳐있는 아다치 같은 분위기였다.

아다치의 엄마와 처음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에서, 여기서 만난 지 얼마나 지났을까

그때는 나를 알지 못했던 아다치의 엄마였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누구의 아이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안녕」

 

어색하게 서로 인사하면서 샤워실에 들어간다. 동급생의 엄마라는 것은, 참으로 미묘한 거리감이다.

그리고 연인의 엄마이기도 하다. 

관계성을 생각하면 샤워로 몸이 따뜻해지기 전에 현기증이 날 것만 같았다.

아다치는 우리의 관계를 엄마에게 이야기 했을까 라고 조금 생각 해보니.

분명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 않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하면서 샤워 꼭지를 틀었다. 

귓전에 들려오는 샤워기의 강한 물줄기 튀는 소리에 잠시 의식이 흘러내린다. 

 

어색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화 하는 건 곤란하다. 전화 너머의 아다치라도 된 기분이다.

아다치는 곤란해 하면서도 열심히 대화의 화제를 꺼내주지만, 아다치의 엄마와는 그렇게 할 만큼 사이가 좋지 않다. 

우리 엄마는 이 아다치의 엄마와 태연하게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듯하다. 집에서 전화하는 것을 종종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곤란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대화라고 해야 할까 솔직히 일방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런 부분이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머리부터 적당한 온도의 샤워를 하고 잠시 물을 끄고 피부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다.

그러자 서로의 샤워기가 꺼지고, 물소리가 끊겼을 때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걸어왔다. 

 

「사쿠라는 잘 지내고 있어?」

 

사쿠라, 라는 말을 들고 처음에는 무엇을 말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다치의 엄마와의 사이에 피는 벚꽃은 하나 밖에 없다. 

동급생에게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의 근황을 묻는 것도 꽤나 답답하고 올곧지 못하다.

 

언제나 잘 지내고 있어요

「그래」

 

잘된 일이네, 라고 중얼거린 것 같기도 하지만 알아듣기 힘들다. 걱정은 하고 있겠지 일부로 물어볼 정도니까.

하지만 그 걱정하는 마음을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하고 있다. 그래서는 전해질 리가 없는 것이다.

 

저기, 그런 건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말하고 난 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샤워기의 물줄기를 강하게 튼다. 

말하지 않는 쪽이 더 좋았을까. 라는 약간의 후회가 뚝뚝 떨어져 바닥을 두드린다. 

전에도 그랬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만 덤벼들고 말아버린다. 

한참 반항기였던 중학생 시마쨩의 불씨가 가끔 가슴에서 타오르는 것 일지도 모른다.

 

후회가 씻겨 내려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갔지만 밖에는 아다치의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옆을 들여다보니 칸막이 커튼 너머에서 물이 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온 것은 내가 먼저 인듯하다. 

기다릴만한 의리는 없지만, 이대로 그냥 가버리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나. 라고 잠시 망설이는 사이에 아다치의 엄마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아다치의 엄마가 앞머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이 이마와 코를 지나가는 와중에 나를 향해 웃었다. 

좋게 말하자면 재미있는 생물이라도 발견한 듯한 눈과 뺨의 움직임이었다. 

 

너 엄마랑 닮았네

네?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닮았다고 하는지 이해 할 수 없는 평가를 받았다. 

엄마를 닮은 나를 보는 눈은 웃고 있었고, 내려간 머리는 목에서 쇄골로 흘러 폭포를 그린다.

이렇게 보니 머리 색깔이나 눈동자가 아다치와 엄청 닮았다. 나보다 아다치 쪽이 엄마와 더 닮은꼴인 것 같다.

 

어 딸이랑 딸이 아닌 쪽이다!

「시끄러운 것이 왔네

 

수영장 입구부터 들려오는 그 말에 아다치의 엄마는 뒤돌아 볼 것도 없이 인상을 찌푸린다.

그 중얼거림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어느 쪽으로 도망갈까 하는 생각을 머리 속에서 굴리기 시작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