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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SS

아다치와 시마무라) SS-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아다치와시마무라 4

이건 꿈인가......?

 

내 입맛에 맞게 만든 꿈이 아닐까?  그렇다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소원을 빌어본다. 

 

아프다. 

 

꿈이 아니야......

 

꿈이 아니구나......!

 

 

드레스 차림의 시마무라를 보자마자 모든 경치는 사라지고 새하얗게 변했다. 

샹들리에라든가 스테인드글라스라든가 여러가지 장식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나의 뇌는 그것들을 모두 배제해버렸다. 

눈에 보이는 것은 신부 차림의 시마무라뿐

예쁘다.

지금까지 노을이라든가 강물을 보고 예쁘다고 생각한 적은 몇 번인가 있었다.

하지만 이건 그런 의미가 아니다. 

정말 예쁘다......

이런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일 수도 있다. 

그렇게 느꼈을 때 무의식적으로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다만 제단 위의 시마무라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예뻐서......

아아...그렇구나 

진심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았을 때 인간은 눈물을 흘리는 것 이구나

그 아름다움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너무 쉽게 허물어버렸다.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다리를 움직이려고 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그 동안의 추억이 머리 속에서 되살아났다.

 

시마무라와 만난 것.

체육관에서 같이 땡땡이 친 것.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낸 것.

발렌타인 때 껴안은 것.

시마무라의 집에 몇 번이고 자러 간 것.

시마무라에게 불만을 쏟아버린 것

불꽃놀이를 같이 본 것.

시마무라에게 고백 한 것

그리고 여자친구가 된 것.

수학여행 때 함께 한 것.

같은 마음이라고 알게 된 것. 

대학을 졸업하고 나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것. 

동거를 시작 했을 때.

 

시마무라가 계속 옆에 있어 주었어. 

시마무라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여기까지 걸어올 수 있었어. 나는 강해질 수 있었어

때로는 싸우기도 했지만 그것들은 무엇 하나도 헛수고가 아니였어. 쓸데없는 시간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어. 

내가 해온 일은 무엇 하나 헛되지 않았어.

 

내 마음은 시마무라에게 보답 받았어.

 

그 동안의 나의 노력은 틀리지 않았다고 느꼈을 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신체가 감정에 지배 되었다. 

이젠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감정의 뚜껑이 깨져 버렸다.

 

 

아다치는 그 자리에서 멈춰있었다.

내 모습을 보자마자 걸음을 멈추었다. 분명 아다치니까 나의 모습에 넋을 잃고 보고 있을 것이다. 

자세히 보니 아다치의 눈은 촉촉했다.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샘물처럼 뺨을 타고 점차 눈물의 양이 늘어났고 이윽고 홍수처럼 되었다. 

아다치는 울음을 터뜨렸다. 

마치 어린아이가 다쳤을 때처럼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비통한 외침과는 거리가 먼 신기하게도 따뜻함을 주는 울음이었다. 

 

아다치의 울음을 눈치챈 주위 스태프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렇다. 

아다치는 회장에 울려 퍼질 정도로 울고 있었다. 모를 리가 없다.

꽃다발을 제단에 놔두고 아다치쪽으로 다가간다.  오열을 멈추지 않는 모습을 보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무슨 일이야? 무슨 싫은 일이라도 생각이 났어?」

아이를 달래듯 조심스럽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아니야.... 그런..게 아니야.....」

아다치는 눈물을 닦으면서 울먹인다. 

「나...너무 기뻐서... 참을 수 없었어...!」

아다치는 울면서 말한 큰 목소리가 내 귀까지 울렸다. 그 큰소리는 넓은 회장에도 울려 퍼진다. 

아다치는 내 어깨에 살짝 손을 얹고 촉촉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면서 안에 품고 있던 생각을 말해주었다. 

 

「나는......! 나는...정말 기뻐 계속 시마무라 생각만 하고...살아오면서 이렇게 드레스 차림의 시마무라를 보고 처음으로 보답을 받은 기분이 들었어. 

지금까지... 계속 이상한 행동을 하다가 실패하고, 헛돌아서,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같이 지내고, 같이 살자고 털어놓고, 그것을 받아주고, 지금도 이렇게 같이 드레스를 입고...... 나와 함께 있어주고 있다는 것이 정말 기뻐......! 지금까지 해 온 일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눈물이 멈추지 않게...  되버려서...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나 지금 엄청 울고 있고... 나, 사람은 싫은 일이나 슬플 때 운다고 생각했는데.... 기쁠 때도 운다는 건 몰랐어... 울 정도로 기쁜 거야...

이런 기분 시마무라가 아니었다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거야. 시마무라 당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 이 세상에서, 시마무라는 시마무라 한명 뿐이니까...!」

 

그건 거짓이 없는 아다치의 진심어린 마음이었다. 

그래서 제대로 끝까지 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끝까지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다치가 진심을 말해 주었던 건 고2여름방학 때도 그랬다. 그때는 싸움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다치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나를 향한 마음은 멈출 줄 모르고 나를 감싸온다. 

그때는 귀찮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다. 아다치의 마음은 내 마음을 흔들었고,깊숙한 곳까지 퍼져나갔다. 

나는 이렇게 사랑 받았구나.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있었구나.

서투른 주제에 열심히 전해준 말이다. 

기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 눈에서도 열을 띠고 있는 것을 느꼈다.

 

아아 진짜구나.

사람은 기쁠 때도 우는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뺨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건 마음속으로 나도 기쁘다는 증거였다. 

「고마워 나도 너무 기뻐... 너무 행복해」

나도 거짓 없는 마음을 아디치에게 전한다. 

「정말로 아다치를 만나서 행복해.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전부 아다치 덕분이라고 생각해. 아디치는 옛날부터 내가 모르는 세계로 데려가 주었어

실제로 지금도 이렇게 드레스를 입고 있잖아 아다치와 함께가 아니었다면 말이야, 이런 경험은 절대 할 수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여기까지 나를 데려다 줘서 고마워 많이 제멋대로 행동 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해 아다치...」

아다치에게 다가가서 팔로 끌어당겨 껴안는다. 나도 진심을 말하는게 서투르기 때문에 아다치에게 전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나 나름대로 힘껏 마음을 전했다.

아다치로 나를 부드럽게 껴안고 있었다. 사복보다 드레스는 얇아서 인지 피부에 밀착되는 느낌이 들어 아다치의 체온이 적접 전해 온다. 

따뜻해... 이것이 행복의 온기일지도 모른다. 

 

 

 

시마무라의 말이 나의 모든 것을 채워준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보낸 마음이 나를 행복으로 채워준다. 

 

아다치의 마음이 내 마음을 감싼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이 가득한 미래를 함께하고 싶다고 강하게 기원한다.

 

 

 

분명 우리는 같은 꿈을 꾸고 있을 거야.

꿈이라면 정말 깨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이 제일 행복할 수도 있으니까.

 

 

 

「나야말로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응 평생 같이 있을거야」

이대로 계속 껴안고 싶다. 하지만 계속 껴안고 있으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시마무라의 몸에서 떨어졌다. 

아마 평생 동안 흘릴 눈물을 흘린 것 같다. 정성스럽게 한 화장이 엉망이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아다치 엄청 울었는데 화장이 안 지워졌네」

시마무라가 미소를 짓는다. 화장이 지워지지 않은 것 같아서 안심한다. 나고 덩달아 「다행이야」라고 조금 웃어본다. 

「아 맞다. 아다치 잠깐만 이쪽으로 와줘」

시마무라가 내 손을 잡고 제단 쪽으로 돌아간다. 제단에 올려놓은 꽃다발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 같았다. 

그런 곳에 뭘 넣어 둔 걸까? 애초에 꽃다발에 물건을 넣어도 되는 걸까? 

「아! 여기 있다! 아다치 나한테 와줘」 

시마무라가 어떤 물건을 찾은 후에 나를 부르는 이유는 뭘까? 라고 생각하며 시마무라에게 다가간다. 

「아...」

시마무라가 꺼낸 물건, 그건 고등학교 시절에 나에게 사준 꽃 모양 머리핀이었다. 

「실은 말이야 아다치 몰래 가져왔어 반지 교환이면 좋겠지만... 아직 반지를 살 수 있는 돈이 모이지 않았어... 그래서 이걸로 반지 교환 대신 이랄까...?」

아하하, 하고 시마무라가 미안하다는 듯이 쓴 웃음을 짓는다.  

확실히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반지가 더 좋을지도 몰라. 

하지만, 하지만......! 

「좋아 아니 머리핀 쪽이 더 좋아!」

이건 나와 시마무라의 처음으로 착용한 커플 머리핀이었다. 

그 어떤 고급스러운 반지보다 가치 있는 추억이 담긴 소중한 머리핀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지보다 좋은 게 당연하다.

「다행이야 그럼 조금만 숙여줄래?」

「응」

시마무라가 시키는 대로 무릎을 조금 굽힌다. 시마무라의 손이 내 머리에 닿는다. 손끝에 담긴 감정의 온기가 기분이 좋다. 

「자! 다됐어 역시 변함없이 잘 어울려」

「고마워」

머리핀에 살짝 손을 댄다. 옛날에 달아줬을 때보다 더욱 소중한 물건이 되었다. 

이 머리핀은 커플이라는 틀을 넘어 결혼 반지와 같은 의미를 지닌 물건이 됐다. 

「그럼 아다치도 자! 여기, 나한테 달아줘야지?」

시마무라가 머리핀을 떼어 내게 주었다. 

한순간 왜 달고 있던 머리핀을 한번 떼고 다시 착용하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결혼 반지 교환 

그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는 것 

결혼 서약을 가시적인 형태로 만들어 영원한 증거로 삼는 것.

의미를 깨닫고 다시 울 뻔 했다.  눈물을 꾹 참고 오른팔로 눈물을 닦은 후에  머리핀을 받는다. 

그리고 나도 시마무라를 유리세공을 다르듯이 조심스럽게 베일 아래에 있는 머리에 달아준다. 

「됐어」

「고마워」

「후후훗 고마워」

「정말... 정말 예뻐......」

또 울음을 터뜨릴 것 같다. 기합으로 눈물을 참는다. 하지만 또 참지 못하고 흘러넘친다. 

「아다치는 울보구나」

옳지 옳지 시마무라가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하지만 지금 만큼은 쓰다듬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지금 쓰다듬어주면 또 눈물이 멈추지 않게 될 것이다.

 

 

아다치가 또 울기 시작했다. 조금 전의 큰 울음은 아니지만 참지 못하고 울고 있다. 

나는 다시 한번 아다치를 껴안았다. 아다치가 눈물로 녹아버리지 않도록 껴안았다.

내가 여자애를 울린 것은 아마 두 번째.

한번은 옛 친구와의 석별을 위한 슬픔의 눈물 그리고 두 번째는 오늘. 

아다치의 사랑스러운 상대의 마음에서 우러난 기쁨에 찬 눈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다치는 나의 품에서 떠나 눈물을 글썽이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찰나 아다치의 얼굴이 조금 다가온다.  뭐를 할지는 금방 알았다. 

「괜찮아」

아다치를 받아드릴 각오는 오래전부터 되어 있다. 

서로 겹쳐져서 닿았을 때 조금이지만 눈물 맛이 났다. 말없이 아다치는 서서히 떠나간다. 

자세히 보니 얼굴이 새빨갛다. 연 분홍색의 요염하고 빛나는 것처럼 무심코 바라 볼 정도로 아름답다고 느낀다. 

저것이 나에게 닿았다는 것 만으로 좋은 의미로 섬뜩했다.  그 요염한 입가에 끌리듯 나도 아다치에게 다가간다......

하는 순간 옆에서 셔터 소리가 들렸다.  그 방향으로 둘이 나란히 돌아봤다.

「............앗」

큰일났다. 잊고 있었다. 

둘만의 세계에 빠져있어서 근처에 카메라맨이나 메이크업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목소리의 크기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잘 들어보니 카메라맨으로부터 콧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죄에소하니다...... 해해버려서....」

앗 카메라맨 엄청 울고 계시잖아 아까 아다치랑 똑같이 울고 있다. 

「저기.... 혹시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부 찍혀있나요......?」

조급히 물어보았다. 

「죄송합니다아.........정말.. 죄송합니다... 두 분만의 세계에 끼어들어서..... 정말 미안합니다.........」

너무 미안 하다는 듯의 울음 섞인 사과를 받았다. 

그렇구나... 그런가  지금까지 다 찍혔구나~.... 뭐 그래도 꽤 분위기 있게 잘 찍혔을지도 모르고 뭐 상관없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과연 아다치는 어떨까? 

아다치는 옆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표정을 보지 않아도 얼굴이 새빨갛구나 하고 귀의 붉음을 보고 알아차렸다. 

 

 

그 후에는 카메라맨의 지시 아래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고 촬영을 했다. 

밖의 계단까지 나가 촬영하기도 했지만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다치의 해주었던 사랑의 말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여느 때처럼 손을 잡고 집까지 걸어갔다. 

「촬영이었지만 좋은 경험이었어」

「응 즐거웠어」

시마무라가 나를 보고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아다치가 나를 향한 사람의 말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

「그..그건....그게 응 잊기를 원 잊지 않기를 바라거나....」 

「엣 어느 쪽이야??」

「아니야! 잊지 말아줘!!」

즉답이잖아, 아하하

이런 꾸밈 없는 대화가 무엇보다도 행복하다고 느껴진다. 조금 돈은 들었지만 오늘 있었던 일은 둘도 없는 추억이 되었다.

「그.. 그럼 그게....」

「응?」

「시.. 신혼여행은... 센프란시스코에서......」

대화에 약간의 침묵이 찾아온다. 그리고...

「아다치는 정말이지 로멘티스트네 그렇구나 신혼여행이구나~」

시마무라는 웃었다. 순진한 아이처럼 웃었다. 그것은 옛날에 시마무라와 약속한 또 다른 성장의 증거

결혼식에서 신혼여행으로 이어질 것은 필연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야겠다고 미래를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면 무엇 하나 힘들지 않을 것이다. 

사회인이 돼서 월급도 나름대로 받고 여러 가지 물건을 사면서 알게 되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 생각, 감정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걸. 

틀림없이 오늘이라는 날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계속해서 기억에 남는다. 

시마무라와 만난 그날부터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리를 걸어왔다.

탁구를 치고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고 발렌타인으로 초콜렛을 나누고 같이 불꽃놀이에 가서 고백하고 연인 사이가 되어 수학여행에서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고 이윽고 같이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그동안의 푸른 봄이 끝나고 새로운 봄이 시작되는 것이다.

 

거듭된 시간을 양식으로 미래를 같이 걸어나간다. 

우리가 함께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한 미래는 열려 있다. 

그 앞에 기다리는 것이 희망인지 절망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계속 나아간다. 

시마무라와 함께 나아간다. 

시마무라와 태우고 순품만범한 미래를 향해 키를 잡는다. 

비록 그곳에 폭풍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공포나 절망 따위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계속 나아간다. 

지금과 아직 먼 아다치와 시마무라의 미래로

죽음이 두 사람을 나누는 날까지.

계속.

어디 까지나.

「끝

 

 

출처:https://twitter.com/AsGack/status/1543951967415783424?s=20&t=EZ_OnmfgY3eT76A5KTiv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