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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아다치와 시마무라 SS

아다치와 시마무라 SS 「일찍이 황금의 시간이 있었고」- ⑫

 

파리파리 피로피로

 

 

 

「여자친구와 데이트 중」

아다치에게 몸을 밀어붙이며 이~예이 하고 적당히 피스를 했더니 「후에이!」라고 기분 좋은 비명이 들려왔다.

몸을 뒤로 젖히며 아다치를 보았더니, 아다치와의 키 차이를 의식하게 된다.

평소에는 약간 구부정한 자세를 하고 있어서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렇게 보니 조금 더 차이가 벌어진 것 같았다. 

뼈가 삐걱삐걱 거리는 것만 같은 아다치를 보고 있자니 후훗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SNS에 허가 없이 올리지마」

「아..안하는데?」

「뭐, 모처럼이니까 이대로 찍을까?」

다시 한번 가볍게 이~예이를 외쳤다.

아다치는 어깨를 잔뜩 굳으며 어색한 피스를 만들었다.

오른쪽 뺨만 잡아 당겨진 듯이 웃고 있고 왼쪽은 그대로 있다.

재주가 좋은 건지 서투른 건지 잘 모르겠다.

「데.. 데데나~」

「외국인 이름 같네」

아다치의 이 얼굴을 사진으로 남겨도 되나 싶었지만, 역시 남기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2초 만에 결정하고 찰칵찰칵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어떻게 찍혔는지 바로 확인해 보았다.

「음...」

아다치의 얼굴은 그렇다 치더라도 나도 웃는 것을 잊어버린 듯하다.

다음에는 더 잘 찍자.

「무.. 무슨 일이야」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하는 아다치에게 스마트폰을 집어넣으며 웃어주었다.

「데이트 느낌이 부족한 거 같아서 이것저것 해보는 중~」

사귀기 전부터 쇼핑몰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것이 휴일을 보내는 방법이었다.

시골에는 달리 놀러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도시에 사는 애들은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는 걸까?

매번 새로운 장소를 찾아 돌아다니는 건 정말 피곤할 것 같다.

「데이트 느낌......」

비어있는 아다치의 왼손이 어깨 앞에서 무언가를 결심하듯이 공기를 움쳐쥔 뒤, 허리를 꼿꼿히 세웠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것과 데이트스러움과의 연결고리가 나에게 보이지 않았기에, 아다치는 생각하는게 남다르구나 라고 생각했다.

허리를 곧게 편 아다치에게 그대로 붙어있는 채로 조금 보폭을 넓혀서 걸었다.

이 쇼핑몰에 같은 학교 애들도 분명히 와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떨어지는 것이 귀찮았다.

냉방을 켜두었음에도 맞잡은 손은 조금씩 뜨거워져왔지만, 그럼에도 놓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우리들은 여유롭네~」

실없이 웃으면서 문득 떠오른 것을 말해본다.

여유 없어 보이는 아다치가 삐걱삐걱거리며 머리를 움직인다.

「뭐..뭐가?」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이렇게 놀고 있잖아~」

여름방학동안 일주일에 최소 두번은 만나고 있다.

아다치가 만나고 싶다고 하니까.

아다치가 먼저 연락을 해주기 때문에 내가 연락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일주일,이주일 정도 아다치와 만나지 못한다면,내가 만나고 싶다고 연락하게 될까?.

할지도 모르겠어 라고 생각했다. 

 

요즘 나는 솔직함이 삶의 목표이다.

 

「아.. 그럼 지금부터 시마무라 집에서 공부하는 건...?」

아다치가 당황해 하며 내놓은 제안을 단호하게 「노」라고 각하 했다.

「아다치랑은 공부는 안 할거야」

「어..어째서?」

효율이 나쁘니까.

아다치와 함께 공부하려고 필기도구를 꺼내 놔도 금세 장난기가 발동하거나, 옆길로 새는 경우가 많다는 걸 최근에 배웠다.

하지만 이대로 말해주는 것보다는 약간 짓궂게 웃으면서.

「아다치가 엣찌치가 되니까!」

턱 주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금세 며칠 전의 일을 떠올린 것인지 아다치의 눈 밑이 서서히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마치 피눈물을 흘린 것처럼 붉게 물들어 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주홍색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라고 감탄하고 있는 사이.

찰싹찰싹 아다치의 손바닥 치기가 쏟아 내리기 시작했다.

얼굴을 숙이는 것 만으로는 억누르지 못한 부끄러움이 어깨나 등에 쏟아져 내려왔다.

실내에서 날씨가 국소적으로 바뀌는 것은 신선하다.

아파아파 하하핫 하고 웃으며 흘려보낸다.


실제로 아다치와 둘이서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공부 이외의 더 즐거운 일을 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에를 들어 함께 있는 사람이 히노나 나가후지였다면 이런 장난기나 호기심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상대가 아다치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은 확실히 있다. 그것도 엄청 많이.

하지만 이렇게 예를 들었지만, 나가후지라면 나가후지 쪽에서 지리멸렬한 장난을 걸어와서 그건 그거대로 공부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나가후지는 정말로 생태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머리가 물색인 외계인보다 수수께끼가 깊었다.

찰싹찰싹찰싹 쏟아지는 폭풍이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일시적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길다.

슬슬 이쪽 어깨까지 빨개질 것 같아서 우산이라도 쓸까 하고 올려다보니.

「말랑」

아다치의 양손이 내 볼을 감싸 안았다.

감싸는 과정에서 살짝 찌그러졌다.

나랑 공부 안 하는 것은 알겠는데

「음? 응」

아다치의 표정이 머리밑 이마에서 흘러져 나오는 땀처럼 날카로워졌다.

「나 이외의 사람이랑 공부하는 것도 안돼」

아다치로부터의 감정의 사슬이 다시금 나를 속박 하기 시작한다.

이걸로 몇 번째, 몇 다발째 일까.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했다.

난처함에 농락 당했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이 질투심이, 버릇이 되었다.

질척질척 내 혈관에 스며들어 관계성이라는 것의 자양강장이 되는 것이다.


「아핫」

웃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말랑~」

더욱더 찌그러졌다.

평소에는 야시로의 볼을 말랑말랑 가지고 노는 입장이었으니, 과연 이런 기분이 되는구나 하고 실감한다.

어떤 기분이냐고? 나는 지금 그저 즐겁다.

볼에 닿는 어다치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피부와의 온도차를 느낀다.

거기서 태어난 무언가가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린다.

안 한다니까 앞~으로 공부따위 일~절 안할~거야

「그건 그거대로  어어.. 곤란한데...」

아다치가 천천히 손을 거둬들였다.

그 자유로워진 팔을 가만히 바라보고는.

갑작스럽게 떠오른대로, 아다치와 어깨를 맞대고 달라붙듯 팔짱을 꼈다.


팔에 뺨을 가져다 대자 음하하 하고 이상한 웃음소리가 자연스럽게 새어 나왔다.

지금이라면 무엇이든 빛나 보이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는 허리를 도망가듯이 옆으로 피하려고 했던 아다치가 간신히 버티며 홍조의 침식을 넓혀나갔다.

귀 끝까지 빨개진 걸 보니 안도감마저 들었다.

「오..오늘의 시마무라는..」

「네 오늘의 저는?」

삐걱삐걱 움직이는 발과 빙글빙글 도는 눈은 아다치의 트레이드 마크인 것 같다.

「......적극적?」

이런저런 말을 찾다가, 적절한 단어에 도달한 것 같다.

그렇다 지금의 나는, 적극성에 몸을 맡기고 있다.

여름이라는 것만으로 망가진채 의욕을 잃고 있었던, 그 시절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데이트니까」

키가 조금......비교적? 큰 여자친구에게 의지가 되는 걸 하며 아다치의 팔에 몸의 중심을 맡긴다.

구냐앗~하며 중심을 잃은 아다치와 함께, 그 자리에서 넘어질 뻔했다.

 

 

파리파리 피로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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