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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시마무라] BD특전소설 2권 「死間」- ①

사람을 찾고 있던 것인지 자전거를 찾고 있던 것인지 모르게 되어가고 있었다.

도시에서도 그랬지만, 그 주변은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누구 하나 관리하지 않아 원시적인 환경은 내키는 대로 이 별을 풍요롭게 하고 있었다.

인간이 줄어드는 것이 세계를 평화롭게 한다는 소리를 떠올렸다가 말았다가 하며,

자전거가 없을까 하고 머리를 흔들었다.

가끔씩 가야 할 길을 잊지 않기 위해 뒤돌아본다.

상징물처럼 우뚝 솟아있는 거목의 반대편에서 어느때와 다름없는 꿀색의 하늘이 보인다.

갈라진 구름이 흩어지듯 퍼져나가며 노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룰루루~」

「............」

「랄라라라라라라~」

「.............」

「호호호」

멈춰섰다.

「호?」

배낭에서 빼꼼하고 튀어나온 야시로가 내려왔다.

「무슨 일이죠?」

「가끔은 걸어다녀」

「왜죠?」

「그냥」

편해보였으니까.

「어쩔 수 없군요~」 라며 야시로가 총총걸음으로 옆에서 걷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녀석이 걸어 다니면서 숨이 차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땀조차 흘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광택도 사라지지 않았다.

신기하구먼... 이라며 하나하나 놀라는 것도 이제는 지쳐서 그러려니하고 넘기고 있다.

규격 외 생명체와 함께 여행을 계속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개라던가 데리고 다니는게 좀 더 그럴싸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개와는 대화가 안되고, 뭐... 이것도 이거대로 괜찮지 않나 하고 종종 생각한다.

「그래서 어디로 가고 있는거죠?」

한동안 걷던 야시로가 물어본다.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자전거가 있는 곳으로」

타다 고장 난 자전거를 대체할 만한 것을 찾아서 깊은 숲속 같은 곳을 헤메이며 걸어다니고 있었다.

바람은 나무들에게 빨려 들어간 것처럼 끊어졌고,

공기는 열을 품고 부풀어있는 것처럼 무겁다.

숲이라고 말은 했지만, 이 근저도 예전에는 마을이 있었을 것이다.

건물의 잔해가 있는 것이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건물 근처에서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고, 나를 키워준 사람도 그렇게 말했었다.

그러니 이 주변에도 운이 좋으면 자전거가 남아 있을지 않을까 하며 찾고 있긴 한데.

「자전거 말인가요?」

야시로는 찾는 척도 안 하면서 뚜벅뚜벅 걸어 나가고 있다.

「필요한가요?」

「필요합니다.」

「사람이 있을 만한 곳을 찾는다고 하지 않으셨는지요?」

「찾은거지요」

뚜벅뚜벅 걷던 야시로가 눈길을 보내는 것이 느껴진다.

그럼 바로 만나러 가면 되잖아 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이녀석은 모를까, 모르는 거겠지 하며 포기한다.

「만나려고 자전거를 찾는거야」

「왜죠?」

「아차 싶으면 바로 도망가려고」

뛰어서 도망가는건 지리에 빠삭하지 못한 나에게는 한계가 있다.

자전거라면 그냥 스트레이트로 달리면 추격당할 가능성이 낮다. 라고 말은 했지만 야시로는 이해하지 못했겠지.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잖아?」

나에게 사정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에게도 사정이 있다.

당연한 것이다.

야시로는 「호호우」 라며 어찌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반응한다.

「치토씨는 이상한 사람이네요.」

「너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하하하라며 헛웃음이 나온다.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인지 아닌건지 잘 모르겠어요」

「끄응...」

싱글벙글 웃으며 다 꿰뚫어본 것처럼 말하는 녀석이었다.

때때로는 속이 깊은 녀석이라고 착각이 들 뻔할때도 있다.

「아 지금 떠올랐어요」

「음?」

야시로가 나에게서 거리를 두더니 한바퀴 돌았다. 그러고 방향을 정한 듯이 멈춰서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오오 어디로 향하시나이까 정체불명의 생물체시여」

「잠시만요」

손을 흔들더니 야시로가 숲 속 깊은 곳으로 향해 갔다.

따라가려고 했지만 미끄러지듯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작은 뒷모습을 쫓아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정체불명의 생물체라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구만」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거지 라며 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 멈춰서서 머리를 긁었다.

야시로와 함께 있는 이유라던가 여행하는 동기는 확실히 없었다.

그냥 어쩌다보니라는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왔을 뿐이다.

「잠시만이라고 했으니 기다려볼까」

짐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앉았다. 앉았더니 더 온도가 높아지는 것 같았다.

「어차피 서두른다해도 멀리까지는 못가니까」

무언가에게 패배했을 때처럼 뒤쪽으로 쓰러졌다.

빽빽하게 자라난 풀 끝자락에 스쳐 뺨을 베인건지 살짝 통증이 느껴졌다.

열을 품은 머리카락과 풀이 뒤엉키니 내가 이 땅의 일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이대로 누워버리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뭐, 그럴 틈도 없이 야시로가 곧장 돌아왔지만.

나무를 뚫고 나오듯이 멈추지 않고 달려온다.

그 작은 손에는 아까는 없었던 열매가 쥐어져있었다.

「아아... 배고프다는 걸 떠올린건가...」

어이가 없어서 웃고 있었더니 가까이 온 야시로가 이쪽으로 열매를 건네주었다.

「오?」

이 먹보가 상상도 못할 행동을 한 것에 놀라며 일어났다.

「오늘은 치토씨와 만난 기념일이랍니다.」

「헤에」

「제대로 세고 있었으니까 맞을겁니다.」

열매를 받았다. 항상 먹던 빨간 과일이었다.

「확실히 이런 시기였던 것 같네」

날씨의 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날짜나 계절이 잊혀지려고 하지만, 공기의 감촉은 기억 어딘가에 있었다.

찜통같은 더위가 살갗에 느껴지는 이 시기에, 나는 그것을 떨쳐내려고 위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온 그것을 보았다.

「기념일이라는 건 중요한 거랍니다.」

「흠 그런거야?」

「라고 그러더라구요.」

모르는거냐... 웃고있는 야시로를 바라보며 숨을 내뱉으며.

「기념일이라...」 라고 속삭이며 열매를 베어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