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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시마무라] BD특전소설 3권 「ムラ」- ③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 온천여관에 온 아다치는 유카타로 갈아입을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TV를 키려다 리모콘에 미끄러져 자칫 창문에 부딪힐 뻔 했고, 당황해서 그걸 잡으러 가다가 테이블 끝에 정강이를 세게 부딪힌 뒤 끓인지 얼마 안 된 우러나지도 않은 뜨거운 물을 원샷하고서는 괴로워하더니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그 몸에 짊어진듯한 표정으로 이러한 현실에 맞서려는 용맹한 자태로 우뚝 서려고 일어선 순간 현기증을 일으켜 기어코 쓰러지고 말았다.

「세상이 핑돈다...」

작은 일본식 방의 다다미에 널브러진 아다치가 앓는 소리를 내었다.

「이야 훌륭했어」

궁지에 몰린 영웅이 계속 싸워나가는 것 같았다.

「시마무라가 뭐라 하는지 모르겠어......」

「귀울림이 심한가 보네」

「그런게 아니라......」

이마가 아픈지 얼굴 한쪽을 누르고 있는 아다치의 나머지 한쪽 눈이 힐끔힐끔 나를 본다.

그 시선도 사실대로 말하자면 살짝 야한 느낌으로 나를 보고 있구나라는 상상을 하니 나도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 아다치는 그런 애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온천에 가자고 권유했잖아? 라고 지금껏 당황했던 것들을 되새겨보았다.

나도 어질어질해지려고 한다.

「잠깐 온천에 들어갔다 올게」

아다치를 보고있었더니 나도 당황해서 땀을 흘렸으니까.

「나도, 갈래.」

아다치가 허둥대며 일어나려고 하는걸 말로 멈춰 세웠다.

「아다치씨는 뭐랄까 좀 진정 하시는건 어떠실까요?」

이대로 온천에 가면 또 그 자리에서 눈이 핑핑 돌테니까.

아다치도 역시나 몸상태가 안 좋아졌음에 대한 자각은 있는지 무리해서 일어나려고 하지는 않았다.

「응...」

눈을 감는 아다치가 살짝 끄덕이는 것을 보고 이마에 손을 얹었다.

「나도 머리 식히고 올게」

식혀야 할 만큼 뜨겁다고 느끼는건 아니지만, 온천에 들어가서 머리가 식혀지는지는 다소 수상하겠지만.

숨을 내뱉으며 통로로 나와 복도 앞을 거쳐 온천으로 향한다.

온천으로 이어지는 길은 다른 길과 다르게 양탄자가 깔려있지 않은 나무바닥이었다. 그 위에서 슬리퍼소리가 울린다.

「음... 거시기하구만...」

어떤 분위기로 만들어야 베스트인걸까.

귀찮기도 하고 일단 둘 다 알몸이 되면 그럴싸한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안되겠지? 이렇게 하면 뭐랄까 초등학생 수영장 같은 느낌일 것이다.

어렵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온천에 빨려 들어가니 「응?」 슬리퍼소리가 어느샌가 늘어있었다.

익숙한 발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와서 돌아보았다.

「음」

눈을 마주치니 그 녀석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할 때처럼 왼쪽다리를 올린 채로 멈춰섰다.

「안녕하세요~」

그 자세 그대로 평소처럼 인사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신출귀몰한 우주인이다.

오늘은 새...아마도 새 모양 잠옷이었다. 커다란 볏이 달린 것이 닭일수도 있겠지만 날개 끝부분에는 파란색이 더 해져있었다.

「너 언제 온거야」

「심심해서말이죠. 순간이ㄷ...」

야시로의 입이 딱하고 멈췄다.

「걸어왔답니다.」

「지금 순간이동이라고 한거야?」

호호호 하며 얼버무렸다.

여행지에 이 녀석이 있으면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이 떠오른다.

「또 가방에 들어간 건가 하고 생각했어」

「오늘은 시마무라씨 집에 안갔거든요.」

「여동생이 외로워할텐데」

「그럼 나중에 가도록하지요」

「음...」

당연한 듯 권유하게 된 것 같은 모양새가 되긴 했지만 상관없겠지.

하지만 정말 어디든지 나타난다.

언제나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다가 한 걸음에 달려오듯이.

「그래서 여기는 어디죠?」

통로 정중앙을 기웃거린다.

「걸어왔는데 모르는거냐」

「내키는대로 왔거든요」

「온천」

「오온처언... 호호우」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평소에는 뒹굴거리며 보던 TV특집에서 안 나왔으려나.

거머리처럼 달라붙어서 따라 왔지만 당연히 여기 들어올 때 돈 같은건 안 냈을거라는 것 정도는 알겠다.

이대로 데리고 나가는 건... 역시 안좋겠지.

「어쩔 수 없지」

출입구를 눈앞에 두고 되돌아가서 야시로의 요금을 냈다.

나이 같은건 아무도 믿어주지 않기 때문에 겉모습에 맞춘 어린이요금이었다.

「오오 돈이 있으시군요」

「자연인 같은 금액이지만 일단은」

돈을 내고 열쇠를 받아 다시 나아갔다. 야시로의 생김새와 겉모습에 카운터 사람이 놀라고 있었지만 웃어넘겼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매번 감사하는 느낌은 안들지만」

돈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부러운 부분이었다.

나도 조금 어른이 되어서 돈의 가치가 무거워지고 있다.

그렇다. 시간은 확실하게 지나가고 있지만 야시로는 전혀 변함이 없다.

최근에는 여동생의 키도 커져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전혀 관계없다는 듯 꺅꺅거리며 놀고 있다.

그건 그거대로 이상적인 것이 아닐까 싶다.

「기대되네요. 오온처언」

「뭔지는 알았어?」

「무슨 맛일까요?」

모르는구나.

정원의 풍경과 빛을 담아낸 유리가 깔린 통로를 나아가서 입구 너머로 갔다.

따뜻한 색으로 비춰지고 있는 나무로 된 벽과 살짝 젖어있는 마루가 우리를 반겼다.

그곳의 탈의실을 관찰하며 야시로가 말했다.

「이건 설마사카」

「자 얼른 벗어」

라고 하며 탈피...아니 탈의를 하고 잠옷 아래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야시로가 알몸으로 총총걸음으로 뛰어갔다.

나도 다 벗은 뒤 정리를 하고 뒤를 따랐다.

탈의실의 모습이나 주변 소리를 들었을 때, 다른 손님은 없는 듯 했다. 야시로가 있기 때문에 딱 좋을지도.

문을 여니, 바로 앞에서 열기가 얼굴을 쓰다듬었다. 입구에서 오른쪽에는 가볍게 씻을 수 있는 곳이 있었고,

그곳에서 벽을 따라 샤워장이 있었다. 타일바닥은 젖어있었고, 독특한 광택을 내고 있었다.

안쪽의 큰 욕조에도 역시나 사람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고, 물이 흐르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다.

한발 먼저 들어간 야시로는 입구 근처에 떡하니 서 있었다.

「목욕탕이 아닌건가요?」

「무슨 맛이게?」

터벅터벅 욕조를 향해가더니 수그려서 탕에 손을 담갔다.

「목욕물 온도네요」

「그게 좋은거지」

야시로는 나비같은 모양으로 묶은 머리카락을 좌우로 흔들며 욕조의 물을 확인하더니.

「뿅」

「한번 씻고 들어가」

뛰어들려는 야시로를 공중에서 낚아채 옮겼다. 그대로 샤워장 앞으로 옮겨두었다.

마주한 거울에는 야시로가 제대로 비춰지고 있었다.

이 녀석 가끔씩 안 비치는 경우가 있다. 뭘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온도조절 할 수 있어?」

「무엇이든 가능하답니다」

자신만만하게 야시로는 샤워기를 틀어 머리에서부터 따뜻한 물이 나왔다.

「짜잔」

「머리 제대로 씻어」

라고하니 야시로가 자신의 머리를 뒤섞듯이 대충 씻기 시작한다.

이전부터 신경 쓰였던 건데.

「그거 풀 수 있어?」

「네?」

묶여있는 머리카락의 나비를 가리키니, 야시로가 「잠시 기다리세요」 라며 묶인 부분을 잡아당겼다.

「꺄-악」

「너 뭐 하는 거야?」

비명을 지르긴 했지만 정말 풀렸다. 떼어낸 것 같이 생긴 머리카락이 아래를 향하고 야시로의 등을 감쌌다.

머리를 내리니 인상이 다르게 바뀐 것 같았다.

얌전하고 덧없는 미소녀로 보였다.

「왜 그러시죠 시마무라씨?」

머리카락과 샤워기에서 나오는 하늘색 폭포수를 얼굴로 받으며 거침없이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잘 보니 머리카락이 물을 거의 먹지 않았다.

겉에서 흘러내리고 있을 뿐이었다.

「아, 아니야」

쓸지는 모르겠지만 안쪽에 겹쳐 놓여져있던 플라스틱으로 된 통을 건냈다.

「작은 시마무라씨도 저를 욕조에 넣고 싶어했었죠」

「그냥 두면 안 들어가니까 그런거 아니야?」

「수영장은 좋아한답니다」

「따뜻한 수영장이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때?」

「오오 그거 참 좋은 생각이네요」

탕쪽을 한번 둘러보더니 야시로가 싱글벙글 웃는다.

헤엄칠지도 모른다.

쓸데 없는 것을 가르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