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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시마무라] BD특전소설 3권 「ムラ」- ④

몸을 씻은 다음 머리카락을 위쪽으로 정리하고 있는 사이에 야시로가 먼저 탕을 향해 달려갔다.

「바닥이 젖어있으니까 뛰지 마」

주의한 것이 전해지기도 전에 야시로는 이미 탕에 들어가있었다.

내가 못 살아 라고 하면서 나도 향했다.

계단식으로 되어있는 곳을 밟듯이 다리를 담그니 물 온도는 상당히 뜨겁고, 식어있던 손 끝에는 저릿한 아픔이 느껴졌다.

천천히 몸을 담그고 있는 나에 비해 야시로는 이미 머리까지 푹 들어가있었다. ......머리?

머리카락의 일부분만 물 위로 떠오른 채 야시로가 욕조안을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었다.

「기묘하구만」

하늘색 해파리가 헤엄치고 있는 것 같았다.

「네이놈」

야시로를 끄집어 올렸다. 야시로는 크게 저항하는 기색 없이 올려져서 하늘색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앉았더니 머리가 안 나오네요」

「그렇겠지. 온천에서는 머리카락을... 머리카락 맞나 이거?」

이거 진짜 머리카락일까? 라는 의혹도 들고 그랬었다.

물방울이 겉에만 달라붙는다고 해야하나 붙어있는 불가사의한 것에 여러모로 수상한 생물한테 뭐라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알겠는건 「타앗-」 하고 헤엄치려 하는 야시로의 목덜미를 잡아채는 일 뿐이었다.

「일단 머리카락은 담그면 안돼」

「그런건가요?」

「그런거에요」

「어쩔 수 없네요」

라고 하더니 야시로는 머리카락을 조작하듯이 스멀스멀하며 거꾸로 올라갔다. 히익 했다.

「이러면 되나요?」

「어...뭐... 아무렴 어때. 그리고 탕에서는 헤엄치면 안돼」

「어째서죠?」

「다른 사람들한테 실례가 되기 때문이죠」

어슬렁 거리다가 오더니. 없는데요.

「있다고 해」

얌전히 옆에 앉혀놓는다. 야시로는 계단식으로 된 곳에 앉혀놓아도 여전히 입주변까지 물에 잠기려고 했다.

그렇게 있다가 금방 또 야시로의 발이 물속에서 위아래로 움직인다. 가만히 있지를 못하나 보다.

「심심하지는 않으신지요?」

「전혀」

의식을 물 속에 가라앉히는 이 시간이 좋은건데.

가운데 뜰과 마주하며 어깨까지 따뜻한 물에 녹아들어 의식이 피부로 전해지는 땀과 함께 흐르듯 마음이 편해진다.

「시마무라씨는 뭔가 생각하거나 하시나요?」

「나? 나는 글쎄...?」

물을 떠올리고 흘려보내면서 잠시 생각한다.

「이렇게 멍하니 있는 사이에도 같은 별의 어딘가에서는 커다란 고래가 헤엄치거나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심해에서는 상상도 못할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신기한 기분이 들기도 해」

그건 멀리 있는 빛을 보고 눈웃음을 짓는 것과 같은 행위였다.

전혀 알 수 없는 세계가 있고.

하지만 그곳과 확실하게 이어져 있는 내가 거기에 있어서.

아 뭐랄까 신기하다라는 기분이 떠오른다.

그렇게 떠다니는 느낌이 탕의 따뜻함과 어울러져 좋은 느낌으로 작용하는게 아닐까?

호-호- 하며 새 울음소리같은 소리를 내는 야시로가 적당히 끄덕인다.

「잘 모르겠네요」

「그렇겠지」

이해하는 건 기대도 안했다. 내가 이 녀석을 대충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시간이 좋아 나는」

별거 아닌 일에서 거리를 두고 의식이 손끝을 도는 것 같아서.

내 중심을 다시 한번 의식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감각이다.

사람들에게 이해를 받는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저도 생각을 해보도록 하죠」

멍-하니 입을 반쯤 열고 앞을 바라보고 있다. 아마 생각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너는 저녁밥이라도 생각하는 게 즐겁지 않을까?」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그러더니 잠시동안 얌전히 있는 것으로 보아 진짜 저녁에 먹을 밥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던 듯하다.

나도 집에서는 뭘 만들까 하고 살짝 휘말리듯 생각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