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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시마무라] BD특전소설 3권 「ムラ」- ⑤

「아다치씨는 온천에는 안 오나요?」

갑작스러운 물음에 깜짝 놀란다. 방도 보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있는지 아는걸까?

「너는 정말...」

「네 제가 어떻다구요?」

「.....대단하네」

「와-」

칭찬받은 야시로가 그냥 기뻐한다. 들어 올린 손의 움직임으로 생겨난 파도가 나에게 온다.

「아다치는... 나를 기다리고 있어」

어깨에 손을 대며 현실을 직시한다.

「그럼 빨리 가야 하겠군요」

「...그렇겠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상한데서 내 등을 밀어주는 녀석이다.

예전부터 그런 부분은 있었지만 이상한 녀석이군 하며 살짝 웃는다.

전부 꿰뚫어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건지.

「으므?」

어느샌가 다시 묶여있는 머리의 나비를 손가락으로 파닥파닥 날개짓하게 했다.

그리고나서 탕에서 나와 복도 앞의 매점에서 사준 아이스크림을 야시로는 한손에 들고 기쁜 듯이 텐션이 올라가있었다.

「온천도 좋은 곳이네요」

「넌 온천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이 좋은거 아니야?」

「호호호」

둘이서 맛있게 먹었다. 아이스크림의 차가움이 쇄골 언저리에서 지잉하고 스며든다.

그 사이에 멍하니 복도를 둘러보고 생각지도 못한 것에 대한 안내를 발견하고 헤에~ 하고있었다.

정말 있는 곳에는 있구나

「어디 그러면」

방으로 돌아가야지 하지만 이 녀석은 어쩐다하고 생각하고 있자니.

「그러면 간식시간이니까 돌아갈게요」

「방금 아이스크림 먹었잖아」

「간식은 잔뜩 있으면 더욱 좋은거에요」

욕심쟁이가 깡총대며 어디론가 달려간다. 그리고 갈림길까지 가더니 살며시 이쪽을 본다.

「절대 보시면 안 된답니다」

「동화에 나오는 학이냐?」

그럼 안녕히~라며 손을 흔들고 돌아갔다. 객실밖에 없는 방향 쪽으로.

아마 쫓아가도 이미 사라졌겠지. 그런 녀석이니까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방까지 따라오면 곤란하기도 하고. ...의외로 분위기 파악을 할 줄 아는걸까?

「그럴 리가」

그런 걸 할 줄 아는 야시로라니 뭔가 싫다. 그 녀석은 좀 더 자유롭다 해야하나 얽매이는 것 없이 둥둥떠다니듯... 뭐 괜찮겠지.

뜨거워진 머리로 생각하는 건 그만두고 따뜻해진 다리로 기분좋게 뛰어 아다치가 기다리는 방으로 돌아왔다.

「후하후하」

어째선지 기합을 넣는다.

「다녀왔어」

「도-망-치지.....아..」

일부러 밝게 방에 들어왔더니 아다치가 팔을 올려 힘을 내고 있던 참이었다.

「앗, 실례」

조금 더 어깨를 돌리다 왔어야 했던걸까. 하지만 너무 돌리면 어깨가 빠져버린다.

아다치는 이불 앞에 정좌한 채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좋아하는구나 정좌하는 거.

그리고 이불. 아다치가 눈이 핑핑 도는 와중에 이불을 깔았을 것을 생각하니 살짝 웃음이 나올 것 같다.

아다치가 부끄러워하며 스르르 팔을 내렸다.

「좋은 온천이었어」

앉으면서 보고하니 아다치는 딱딱거리는 소리를 낼 것 같은 상태로 살짝 끄덕였다.

딱딱하다. 딱딱모드 아다치다. 나는 온천에서 흐물흐물해져서 같이 어울려줄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야~ 정말 고마워~」

데려와 줘서.

역시 전부 내주는 건 마음에 걸려서 나도 조금 보태기는 했지만.

「아, 어지러운 건 괜찮아?」

아다치가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너무 흔들면 다시 재발할 수도 있으니 자제했으면 하고 생각했다.

「아다치도 나중에 갔다 와」

「으, 응」

드디어 아다치의 목소리를 들어서 마음이 놓였다. 그래도 아직 딱딱하다.

본드를 온몸에 바른듯한 움직임으로 팔이 삐걱거리며 위치를 바꾼다.

눈빛만큼은 활활 열기를 품고 있었다.

「같이 들어가자」

「나 또 들어가? 뭐 괜찮긴한데」

또 야시로가 날아오지는 않겠지.

「것보다 저녁도 아직 안 먹었는데」

펼쳐진 이불을 보며 쓴 웃음을 지으니 아다치가 펑하고 가볍게 폭발한다.

얼굴 말고도 머리카락까지 빨갛게 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아다치에게서 불어온 바람이 나를 휘어 감쌌다.

「시마무라!」

「넵」

「나는!」

「목소리 커」

여관이라 너무 시끄러우면 안된다.

「그런게 하고 싶은게 아니라」

기세는 금방 죽어버렸고, 마지막에는 빈약했다.

물을 주는걸 까먹은 식물처럼 시들시들한 아다치지만 힘내서 눈을 부릅뜨고 기회를 엿본 것이다.

큰소리로 선언하니 나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게 되었다.

「아닌건가...」

「아, 아니지, 아니, 아니야, 같은, 아니지않아, 라는것도 맞는 듯하기도하고... 거시기...」

어떨까? 라는 듯이 내 의견을 묻는 듯한 눈을 하고 있으니 곤란하다.

아다치는 매달리는 듯한 눈빛은 잘못됐다고 깨달은 걸까,

무릎을 빙글빙글 손바닥으로 누르듯하며 앞으로 구부리더니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한 듯 했다.

「그런 걸 바란다는게 아마 진짜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라」

「응」

아다치 나름대로의 말을 제대로 들으려고 듣는이 모드가 된다. 얼마든지 기다릴 것이다.

「나는 시마무라가 좋고」

「고마워」

만나면 하루에 2번 정도는 고백받는 기분이 든다.

「시마무라를 만지거나 하면 따뜻해져서 그게 내 피부에 달려오는 느낌으로 아 좀 더 가까이서 만져보고 싶다, 얼굴을 맞대고 싶다, 느껴보고 싶다, 붙어있고 싶다, 껴안고, 그런 것들이 점점 커져서... 발바닥이라던가, 팔꿈치 뒤쪽이라던가, 만지면 어떤...」

넘쳐흐르는 마음의 소리에 아다치가 확 달아오르더니.

「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자기혐오를 나타내듯 고개를 숙인다.

아다치 본인으로서는 엉망진창에 정리되지도 않고 어이없을 정도의 실망감을 안겨줄 추태를 부렸다고 느끼고 있는 듯한데 사실 절반 정도는 맞는 소리다.

나에게는 너무나도 확실하게 전해져 왔다.

아,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확실하게 느꼈다.

뭐랄까... 마음 이란건 평소에는 보이지 않고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어려울 텐데, 아다치는 그걸 간단하게 눈엔 보이게 해주었다.

이전에 누군가와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나는 아마 누구보다도 그런 부분이.

「오기 전 에도 말했는데」

붙잡은 아다치의 손목은 온천처럼 뜨거웠다.

「나는 따뜻한게 좋아 아다치」

그러니까 앞으로 맞닿을 아다치는 분명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보답하고 싶다라고 생각하겠지.

그런 연유로 답해주었다.

「사실 아다치랑 하고 싶은 걸 찾아왔어」

「에?」

파들파들 손을 떨던 아다치가 멈칫했다.

「자, 가볼까?」

아다치의 손을 잡고 일으킨다. 반쯤 넋이 나가 있는 아다치를 끌고 가는 나는 꽤 보기 드문 구도가 아닐까? 방을 나와 물고기를 잡는 예술작품 앞을 지나서, 씻고 나온 곳을 바라보며 이끄는 대로 따라 안쪽으로 향했다. 그러니 정말 준비되어있었다.

양쪽 창문에 노란색 커튼이 쳐진 그곳에는 파란 탁구대가 2대 있었다.

「탁구가 가능한 여관이란 게 진짜 있구나」

친절하게도 『온천탁구』 라고 쓰여있었다. 게다가 손글씨로. 글자도 희미 해져가고 있었다.

탁구대 위에 올려져 있는 라켓을 손에 쥔다. 이런 전개에 멍하니 있던 아다치를 향해 라켓을 살랑살랑 흔드니 「그런거군」 이라고 중얼거렸다.

아다치는 이해한 것치고는 머리를 만지작거리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이마에 손을 대거나 뭔가 납득하는데 바빠 보였다. 그 사이에 나는 다른사람은 없구나라던가, 구석에 의자라던가, 잘 안 쓰이는 것 같지만 탁구대에 끈적이거나 하는 건 없이 잘 청소 되어있구나 같은 것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어, 안되는거야?」

오랜만에 어떨까 하고 생각했는데. 아다치가 원하는건 에... 나중에 나중에.

지금은 감정적인 것을 원하는 듯한 느낌이다.

아다치가 붕붕붕 하며 머리를 옆으로 흔든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이랑 합치면 언제봐도 강아지같다.

「가, 간다」

「무슨 캐릭터야?」

아직 약간의 망설임이 있어 보이는 아다치가 탁구대 반대편으로 달려간다.

「그리워?」

물어보니 아다치는 눈을 한번 굴리더니.

「그냥저냥」

아다치의 대답에 나도 그런 것 같아졌다. 아직 그 체육관에 있던 시간은 멀리 있지 않다.

그때 둘이서 느낀 것은 어쩌면 언제까지나 근처에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우리의 시작점이니까.

「서브는 내가 먼저 할게」

멋대로 정하고는 자세를 잡는다. 아다치가 「응」 이라며 끄덕인다.

왼손에 라켓을 잡은 아다치를 보니 실내온도가 올라간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착 하고 탁구공 오른쪽을 의식하며 라켓을 휘둘렀다.

타점이 낮고 깔끔하게 팔을 휘둘렀다.

날아간 탁구공은 튕겨져 꺾이고 네트 위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가서 아다치를 스치며 구석 쪽으로 굴러갔다. 받아내지 못한 아다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변화구」

「10번 중에 3번 정도만 꺾이지만 말이지」

게다가 꺾이면 대체로 탁구대에서 벗어난다. 안 꺾이는게 게임이 된다. 꺾이는 마구다.

「훗훗후」

대담하게 웃으며 탁구공을 주우러 갔다. 양탄자 위를 걷고 있지만 마른듯한 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온다. 입고 있는 것도 유카타에서 교복으로 바꿔도

아직 입을 수 있을까?

탁구공을 주워 탁구대 앞으로 돌아왔다.

살짝 폐쇄적인 공간이지만 먼지 냄새는 나지 않는다.

그 때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그 곳에도 나와 아다치가 있었다.

지금까지 웃고, 앞으로도 분명 웃을 것이다.

「제법 하잖아」

아다치가 살짝 늦게 씨익하고 예전을 의식한 듯 웃어주었다.

그 미소를 보고 사랑한다는 말을 속으로만 말했다.

봐, 따뜻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