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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SS

아다치와시마무라) SS-아다치가 없는 일요일

어라 꿈이구나
그럼 일어나야겠다.
끄응...



「......」

잠에서 깼다.
방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내 뇌를 자극한다. 천천히 일어난다. 조금 멍하다.

「......」

지금 몇 시일까?
벽에 있는 시계를 올려다보니 13시30분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벌써 낮인가

움직이기 전에 양팔을 쭉 펴자.

「...후우」

가벼운 한숨이 나왔다.
오랜만에 이렇게 늦게까지 잤네. 휴일이라 상관없으려나
뭐. 이게 보람찬 일요일을 보내는 방법이지.
동아리도 하지 않고 놀러갈 예정도 없는 나에게 일요일 오전은 잠이 전부다.



하지만 최근에는 낮까지 잠을 잘 수 없던 것 같다. 아다치가 놀러와 주기 때문일 것이다.

수면도 중요하지만 아다치도 중요하다. 음... 수면과 비교하는 것은 아다치에게 실례인가?

아다치에서 떠올렸지만, 오늘은 드물게 아다치의 권유는 받지 못했다.

아다치와 연인 사이가 되고 나서는 매주 외출하곤 했는데 오늘은 아다치가 아르바이트가 어쩌고저쩌고 했던 것 같다.

풀이 죽은 아다치가 생각나서 조금 누그러졌다.

「......」

아다치, 메일 보냈겠지? 아침부터 답장이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뭐, 자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느릿느릿 침대에서 내려와 책상에 놓인 휴대전화를 집는다.

오요?

예상을 깨고 메일의 착신은 없었다. 그 관심 받고 싶어하는 아다치가 말이야. 신기하네

「......」

가끔 내가 메일 할까? 아다치는 지금 아르바이트중 일거같은데... 아르바이트 중에도 답장해줄거 같은 기분이 든다.

「으음...」

『지금 일어났어~ 아다치는 아르바이트 중이야?』

이렇게 보내도 될라나?
송신
자신은 보고 하면서 상대방에게는 의문형으로 쓴다. 나다운 소통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다치도 본받는게 좋겠다.

「......」

...역시나 바로 답장이 오는건 무리가 있었나보다.

배고프다. 거실에 가면 뭔가 있을거야.
반바지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나는 방을 나왔다.



「......」

고요한 거실
식탁 위에는 예쁘게 랩핑된 아침 식사라고 생각되는 야채볶음이 놓여 있다.

아무도 없는건가

일요일인데 다들 볼일이 있구나. 아니 예상하건데 여동생은 야시로와 둘이서 어딘가에 갔을 것이다.

요즘 친할 것 같고. 그런 나도, 이 시간은 언제나 여자친구와 놀러가고 있을 무렵이니까. 비슷한가.
...여자친구라고 말하는 거... 역시 익숙하지 않네.아다치는 역시 아다치가 제일이다.

「......」

막상 음식을 앞에 두고 먹으려하니 배고픔보다 귀찮음이 더 커져버렸다.

먹는 행위의 노력과 배고픔을 저울질한 끝에 나는 아침을 포기하기로 했다.
아침식사...점심? 어느쪽이라도 상관없다. 배고프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괜찮을 거야.
다이어트적인 녀석이다. 체형은 전혀 신경 안 쓰는않지만...

아다치는 나보다 가늘기도 하고 내가 살을 뺀다고 해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

딱히 할 일이 없어져버린 나는 TV 앞에 놓인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휴대전화를 꺼낸다.

「......음~...」

아다치한테서 답장이 오지않는다.
답장 빠르기로 정평이 나 있는 그 아다치가?
바쁜걸까?

「......」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계소리와 가끔 지나가는 차소리, 그리고 나의 숨소리.
재미있는 것은 없었다.

「후우...」



.........한가하다~


그동안 이런 휴일은 어떻게 보냈을까. 기억이 안난다.
여동생과 놀고 있었을까. 아니 같이 논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럼 뭘 하고 있었을까? 아다치와 만나기 전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구나.

그저 멍하니 깨어 있는지 자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경계선에서 그저 시간만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기억에 남아있을리가 없다.



「......」

예전에 했던거와 똑같이 멍하니 있어본다. 이게 원래의 휴일이었던 것 같은데...


「......」


힐끗 휴대전화를 본다.
착신은 없다.


「......」


...지금쯤 아다치는 부지런히 일하고 있을까.
차이나 드레스 차림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아다치를 상상한다.

차이나 드레스는 좋네. 아다치의 가늘고 예쁜 다리에 잘 맞는다.

하지만 손님들의 시선이 쏠려 있는 모습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내 여자친구니까. 저 다리는 내 베개다.

조금은 독차지할 권리는 있겠지. 여자친구니까.

「......」

여자친구인가~
나는 제대로 아다치의 여자친구가 되었을까? 그럭저럭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의 일반적인 여자친구가 하는 행동을 나는 모른다. 하물며 여자친구의 여자친구라니 더더욱 모른다.
아다치는 어떨까. 아다치는 내 여자친구로서 어떻게 행동하고 있을까.

굳어진 미소로 어색하지만 필사적으로 나에게 데이트를 권유한다.
아다치는 언제나 필사적이다. 나와의 관계를 필사적으로 모색하면서 나를 항상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준다.

그런 아다치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기도 했다.

「......」

나는 온 힘을 다해 아다치를 마주하고 있을까. 열심히 할 생각이지만, 전력하냐고 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결코 아다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음…

「아다치, 사쿠라...」

별 의미 없이 소리내어 이름을 불러본다. 나에게 있어서 아다치란 대체 무엇일까.
아끼고 싶은 존재 ? 아니, 좀 달라.
사랑하는 사람? 무겁다.
고민이다...

「하아아아...」

한숨을 내쉬며 휴대전화를 확인한다.
착신은 없다.

「아다치~」

나 한가해~ 아다치~
소파 등받이에 체중을 털썩 싣는다. 온몸의 힘을 빼고 소파에 가라앉는다.

한가하기도 하고 자야지.

졸린 기분이 들어서 자 보기로 한다.
나 한가해.. 아다치






아다치가 옆에 앉아 있다.
어깨가 맞닿아 있는 게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움직이는게 이상한 느낌이라 이대로 있는다.
아다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먼 곳을 바라보고 앉아 있다. 내가 옆에 있다는 걸 눈치채고 있는 걸까?

이 느낌 어디선가...?

그렇구나 체육관. 우리가 만났던 그 장소,  그때의 아다치다.
그건 그렇고 내가 옆에 있는데.
나는 아다치에게 내가 옆에 있다는걸 눈치를 채기 위해 아다치의 팔을 쭉 양팔로 끌어당겨 보았다.
아다치는 놀란 듯이 나를 향한다.
눈이 마주쳤다.
아다치의 표정이 일변, 눈은 크게 뜨고 입은 굳게 다물어지고 얼굴이 사쿠라쨩이 되었다.

평소의 아다치다.
살짝 떠오르는 듯한 감각.

앉아 있는 엉덩이가 떠 있는 것 같았다.
발그레한 뺨을 한 아다치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아주 예쁜 얼굴이다. 계속 보고싶다.
기분이 너무 좋아. 발돋움을 한다. 좀 더 가까이. 아다치

뻗은 양팔이 아다치의 목을 둘러싸고 맞닿는다. 아다치의 숨을 느낀다. 기분이 좋다. 더 가까이...





「으으음...」

깨버렸다.

「......」

나른한 몸인 채 주위를 확인한다.
물론 아무도 없다.

...꿈인가.

마른 바람이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마음 속이 근질근질하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데 뭔가 해야 될 것 같은 그런 마음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묘하게 사실적인 꿈이었구나. 아다치의 가느다란 목, 넘치는 한숨, 고운 눈. 생각하면 가슴이 술렁거려 견딜 수 없다.

아다치에게 달라붙는 나. 뭐야, 이거 되게 창피하잖아. 끄으으응

왠지 오늘은 내가 아다치인 것 같다. 이런 건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다.
소파에 바르게 앉고 고개를 살짝 돌린다. 

「......」

지금 몇 시일까.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본다 .17시 전인가?
누가 돌아온 기색도 없다. 여동생은 엄마와 어딘가를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야시로는... 잘 모르겠다.

「......」

아다치

반바지 주머니를 확인한다.
어라? 없네
조금 둘러보니 앉아 있는 엉덩이 근처에 떨어져 있었다.

착신은...

「......」


찌잉... 하고 가슴이 꽉 조여온다.


뭐하는 거야, 아다치!
항상 그렇게나 꼬리를 흔들고 있었으면서. 이쪽이 말을 걸었는데 무시하다니 오늘 아다치는 나쁜아이다.
이렇게 연락이 없으면, 아다치와 나는 계속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없다.

체육관에서만 보던 시절과는 다르게 서로를 인식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다치가 나와 관련된 것을 소중히 여겨주어서 나도 그 관계를 즐기고 있다.
다시 휴대전화 화면을 본다. 가슴이 꽉 조여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앞으로 구부러진다.

부우웅 부우웅

「우왓!」

들고 있던 휴대전화의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확인해 보니 역시 아다치가 보낸 답장메일이었다.

『답장 늦게 해서!! 미안...! 집에 놔두고 나와버려서 !!! 』

「....... 후후훗」

후반의 문장을 보니, 초조하게 답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집에 휴대폰을 두고 아르바이트를 가버린 것 같다. 휴대폰을 휴대하지 않다니 저런...
아다치가 보낸 글을 보고 있는데 다시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아다치가 보낸 메일이다.

『휴대폰을 집에 두고 아르바이트를 가버렸어.
  지금 끝났어
  시마무라는 뭐하고 있었어?

냉정해져서 다시 한번 메일을 보낸것 같다. 이런 진지함도 아다치스러움일 것이다.
음, 뭐하고 있었어?
한가했었지, 아다치와는 달리.

「흐으으음」

...왠지 패배감이 있다.
아다치에게 무슨 말을 해 주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좋아~

『전화해도 돼?』

전화로 하자. 송신~


1 2 3 ...

부우웅 부우웅

벌써 왔다.
10초도 안 지난거 같은데...?

『괜찮아』

간소한 답변이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때도 이 정도로 명확한 의사 표시를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뭐 어색한 아다치도 사랑스러워서 좋지만.

통화내역 맨 위, 아다치를 선택.
통화 연결음이 한번 울리기전에 이미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아다치~」

 

『시마무라 저기...그게  여보세요... 에헤헤...』

아다치다

역시 대화는 어색하다.

아다치다~~!

자, 무슨 말을 해 줄까.

「아다치~」

『으응... 왜?』

「아다치이~~~」

흐으음


막상 아다치의 목소리를 들으니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상하다.

「왜그래 시마무라?」

왜 그런거지? 
조금 전의 가슴 떨림은 사그라들어 사라져 있었다.
아다치의 목소리에 나는 안심하고 있다. 더욱 아다치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안녕~ 안녕~ 아다치~~ 」

『무슨일이야...』

지금 한가해?

어, 응. 아르바이트 끝났으니까 한가해.

지금부터 만나러 가도 돼?

에!? 으응? 응응 좋아, 좋긴한데 왜?

왜 그럴까, 아다치. 가르쳐 줘.

 

아다치가 보고 싶어졌어

『에엣...으음... 헤헤... 응!』

나는 아다치가 보고 싶어진 것 같다. 내일도 학교에서 볼 수 있는데, 이상하다


평소에 가던 공원 괜찮아?

『괜찮아!  바로 갈께!』

당황해서 넘어지지 않도록 해.

그럼, 좀있다 봐

『응』

통화를 끊는다.

「...후우」

「시마무라씨」

「우왓!」

눈앞에 야시로가 있었다.
느닷없이 나타난 야시로에게 나는 놀라는 소리를 질렀다.

전화에 열중했다고 해서, 이 거리에 있어도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은, 이상하다.
근데 뭐 야시로라면 뭐 그렇고 그런거겠지.

아다치씨를 만나러 가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호호우」

흥미로운 듯 나를 똑바로 쳐다본다. 그 눈동자는 어디까지나 계속될 듯이 맑고 아름다웠다.

시마무라씨, 두근두근하네요

응, 그렇게 보여?

「오늘의 선물은 필요없어요~ 어서 빨리 가주세요!」

어서~ 어서~ 하며 앞을 열어주었기 때문에 알았어~ 알았어~ 하며 앞으로 지나 방으로 돌아갔다.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복장으로 갈아입고 현관으로 향한다. 발걸음이 가볍다.

조금 전까지의 시간은 멈춘 듯 지금은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전력으로 달리고 싶다. 달리기는 싫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공원은 우리 집이 더 가깝다.
아마 아다치는 자전거겠지, 나는 걸어서 갈까. 아니, 뛰어서 가야곘다.
아다치보다 먼저 도착할 수 있을까?  좋아!



「후우...」

뛰는게 아니였는데...

양 무릎에 손을 얹고 숨을 고른다. 숨이 차서 이마의 땀을 닦는다.
집에서 뛰어봤는데 몸이 아파. 젊었을 때의 그 체력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공원에는 아무도 없다.
태양은 조금만 더지나면 산에 가려질 것 같다.

해가 지기 전에 만났으면 좋겠다.

공원에 들어서려고 걸음을 옮기는데 자전거 소리가 들렸다

아다치다.

자전거를 타고 이쪽으로 온다.
오른손을 들어 조금 흔들어 본다. 엄청 빠르네, 아다치.
내 눈앞까지 폭주해 온 자전거는 커다란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멈춰 섰다.
타고 있는 아다치는 숨을 헐떡이며 땀을 나보다 많이 흘리고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다치의 소재가 좋기 때문일 것이다.

미인이란 건 이득이네

「하아하아 미안 하아하아 후우...」

「괜찮아 많이 기다린것도 아니고」

「후우.... 후읏 하아아...」

아다치는 자전거에서 내려 숨을 고르고 있다. 후우후우 하고 있는 아다치의 등이라도 쓰다듬어 주려고 손을 뻗는다.


――더 가까이... 만지고 싶어 아다치――


「읏...」

뻗은 손이 아다치에 닿기 직전에 멈춰버렸다. 동시에 울려 퍼지는 가슴의 고동을 깨닫는다.
위험해 아까 꿈 생각났다. 뜨거워 너무 뜨거워

「시, 시마무랏」

「응」

「오늘 그게... 뭐하고... 지냈어?」

오늘...은
오늘은 아침에... 낮에 일어나서 아다치가 없어서
메일 보냈더니 아다치가 없어서
낮잠 잤더니 꿈에는 아다치가 있고
일어났더니 아다치가 없어서

「으응~」

「...읏 응?」

지금은 아다치기 있다.
그것에 만족하고 있는 나.
객관적으로 오늘의 나를 보면...
한마디로 이건..

외로웠던거같다.
부끄럽다.

「저기 시마무라? 왜그래?」

「이야~ 저기 잠깐만...」

「으으음?」

아다치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다치에게 보이면 가슴의 고동이 신경 쓰여 눈을 떼고 만다.
아다치, 화났구나. 그것도 그렇겠지, 부른 이유가 「잠깐만」으로 끝나는 건, 과연 심하군.
그렇지만 이 심정을 말하는 것은 역시 너무 부끄럽다. 아다치. 나 이래서는 마치 사랑에 목마른 여자...

「응?」

「으응? 왜그래...?」

만나지 못하면 외롭다.
만나면 두근두근거려.
이건 일반인들로부터 「사랑」이라고 불리는 건가...


「저기 시마무라!!」

「우와앗!」

내 두 손이 아다치의 양손에 잡힌다. 바짝 다가오는 아다치의 얼굴. 너무 예쁘다。
하지만 이건 매우 위험하다. 얼굴을 가릴 수가 없어. 부끄러워하는 게 들통나.
조금 붉어진 아다치의 얼굴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평소보다 강하게오는 아다치를 나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오늘 시마무라 그게.... 뭔가 이상해...」

「윽」

아다치는 거리낌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조금만 봐 줘.

「나 뭔가 잘못한거야...? 미안해...  뭘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겠어...」

「기다려줘 아다치! 아다치는 잘못한거 하나도 없어. 오히려...

나쁜 건 나.
외로워서, 만나자고하고, 이유도 말하지 않고 아다치를 곤란하게 하고 있다.
이 얼마나 제멋대로일까. 솔직하게「외로웠어」라고 이야기 하면 되잖아. 간단한 일이다.

「......아다치 나는...」

「...응」

「......아...」

가슴 안이 엉망진창 뒤섞여 있다. 소리를 내면 내용물이 나올 것 같다.

머릿속에 심장 박동이 울려 퍼진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시마무라 괜찮아?」

아다치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다치가 있어줘서 기뻐. 오늘은 외로웠어. 하지만 지금은 눈앞에 아다치가 있어
무슨 말을 해야겠어. 아다치가 사라져 버려. 싫어!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목소리가 안 나와.

기다려줘, 가지 말아줘 아다치 아다치.. 아다치...


나는 아다치의 품속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아다치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꼭 껴안는다. 아다치의 몸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났다.

아다치의 심장박동이 나와 공명하는 것 같았다.

아다치를 놓치기 싫어.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듯이, 아다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
더 가까이 아다치를 느끼기 위해 더 강하게 껴안는다. 가까워질수록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싯...시마......윽....으읏!」

아다치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지만 잘 들리지 않는다. 아다치의 얼굴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아다치의 얼굴을 보고 싶지만 나는 아다치에게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

나는 분명 굉장히 부끄러운 얼굴을 하고 있을 거야. 상상하기도 싫다.

그런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길었던 것 같기도 하고 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서로 말없이 계속 붙어 움직이지 않았지만 아다치가 그 균형을 깼다.
살며시 내 목둘레에 팔을 감싸 안았다. 소중한 것을 다루듯이 부드럽게 나를 감싸주었다.

......아아 위험해 미치겠다. 뭐야 이거.
아다치 아다치 아다치 아다치 아다치
지금 내 모든 것이 아다치가 되어 있다. 내 몸 전체가 아다치었다.
안쪽에서 쏟아지는 열의 도망처가 아다치의 팔에 의해 사라졌다. 뜨거워...
처음 느끼는 감각이다. 지금 당장 도망가고 싶어 숨고 싶은데 이대로 계속 있고 싶어.

너무 이기적인 이 감정은 내가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다. 아다치는 역시 대단하구나.
하아... 아다치의 얼굴이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부끄럽다, 이젠...참을수없어...

「아다치」

「...응」

살며시 고개를 든다.
거기에는 상상한 대로 굳게 다문 입과 벚꽃처럼 물든 볼,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오늘은 아다치가 없었기 때문에 그게... 그...

「...외로웠어......」

응, 외로웠어?
지금 내가 말한거야?
뭐야... 이 여자친구 같은 대사는!

아다치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내고 있다. 팔딱이는 물고기 같네. 응응, 물고기...

「미안 지금거... 못들은걸로 해줄래....?」




「...에헤헤 헤헤헿  으헤헤헤」

무리였나보다...
내 바람도 닿지 않았는지 아다치가 묘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아... 이건 쫌  귀찮게 될거같네...」

「에헤헷 에헤헤헤 후후후 시마무라 귀여워!」

「으읏 우우...」

아다치의 말에 눈을 돌린다. 너무 부끄럽다. 오늘의 나는 내가 아닌 것 같아.왜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지?

얼굴이 왜 이렇게 뜨겁지? 왜 이렇게 아다치가 사랑스러운거지?

「아다차가 나쁜 거야. 아다치가 답장을 안하니까...  아 몰라! 외로웠어! 아다치가 없어서 외로웠다고!

「응응 그래 미안해 시마무라」

「...」

거리낌 없는 순수한 사과에 나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무슨 말을 해도 부끄러운 생각이 들 것이 뻔했다.  빙글빙글 아다치는 언제나 이런 기분이었을까.

정신력 괴물이구나, 난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저기 시마무라」

「......왜에」

아다치는 이상한 웃음은 움츠러들고 조금 굳어진 얼굴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다치의 분위기가 바뀌니 나도 좀 진정된거 같다. 

「외... 외로웠지 호..호게츠쨩」


아다치의 두 뺨을 사랑스럽게 꼬집어 주었다.

 

 

 

「끝」

 

 

 

SS출처: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8253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