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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1권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2장-5

으아아아아, 말하고 나서 후회한다. 그 녀석이 전화를 손에 쥔 채 천천히 돌아본다.

「신경 안 쓰는 거 아니었어?」

「그렇긴한데...」

안 쓰기는 하는데 궁금해서 물어봤다고 말고는 다른 말로는 표현할 방법이 생각 나지 않는다.

현대 국어 수업 시간의 중요성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흔히 말하는 호기심이라는 녀석?」

「흐으음」

뭐야 그 흐으음은,  몸을 뒤로 젖히며 곁눈질을 한다.

그 녀석은 나를 차가운 눈으로 재듯이 보고 있었다. 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눈으로 더듬는 것 같기도 했다.

「뭐」

물어본 건 나인데 어째서 강하게 밀어 붙히고 있는건지.. 자신의 뻔뻔함에 조금 어이없었다.

「뭐라니 딱히」

「아 그래」

목소리의 기세만은 나에게 있었다.그러니까 그 기세로 얼버무린다.

「아르바이트라든가 이런 거 아니지?」

그 녀석이 말하려고 작게 입을 벌지만 목소리는 없었고 잠깐 사이를 두고 말을 꺼낸다.

「저속한 녀석이 물어 보는 걸 대답할 것 같아?」

네네 맞는 말입니다. 목소리의 차가움을 포함해 이쪽의  움츠러들게 하는 대답이었다.

「아니..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말이야」

목소리와 입술이 뾰족해지는 것을 자각한다. 「그래」라고 짧게 중얼거리더니 그 녀석은 도망치듯 방을 나갔다.

나간 뒤에는 낮선 꽃향기만 남아 있었다.

이쪽은 흐림도 무더위도 건재하고 틈새로 들여다보던 빛이 끊긴 느낌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최악이라는 얘기다.

바둥바둥 거리면서 이불에서 이리저리 둥굴다가 무리하게 몸을 뻗어서 옆구리가 조금 아프다. 솔직히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는데 저속한 녀석이 뭐야 나는 그런 것에 분개했다.

휴일을 이렇게 보내도 되는걸까, 라고 얼굴이 반 쯤 굳은 채로 멍하니 앞만 바라본다.

아침 일찍부터 일 나갈 필요가 없는 엄마, 목덜미를 잡으면서 깨우는 그 엄마 친구, 아침에 돌아오는 동급생 

그리고 기계적으로 아침 식사를 준비한 나

결코 크기 않은 탁자에 사방에서 둘러싸는 형태로 앉아있다. 계속 둘이서 쓰던 탁자의 진정한 사용법을 보는 것 같았다.

좁다는 감상을 느낀다.  사람의 간격도 탁자에 얹힌 서로의 접시도

호방이라는 이름의 낙관 아래 사는 어머니는 사람이 늘었다는 상황을 즐기는 있는 것이 뚜렷이 전해졌다.

「고등학교 때의 학식 먹을 때 생각나네」

그치? 하고 엄마가 옆에 어깨를 두드린다, 가느다란 여자는 그 가벼운 충격에도 가볍게 흔들린다.

움직이던 젓가락을 놓고「아아」라며 끄덕이고 천천히 씹고 삼킨다. 하나하나 움직임이 느릿느릿하다.

「점심시간 끝난다고 자주 재촉 당했어」

「실제로도 거의 끝났어」

둘이서만 그냥 계속 신나게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약간 시끄럽지만

「너희 같은 학교지?  같이 점심 먹고 그러지 않아?」

둘만의 세계로 빠져 달라고 부탁했지만 어김없이 화살이 날라온다.

물어봐서 그 녀석과 마주 본다.씹고 있는 도중인지 살짝 부풀어 있는 볼이 사랑스러워 보였고,

당황하여 그것을 포함해서 부정한다.

「전혀」

「뭐」

서로 우물쭈물하는 것처럼 명확하지 않다. 아직 시선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반도 다르고」

「응」

「아, 그러니. 아깝네」

뭐가 아깝다는건지 모르겠다.

다 먹고 설거지를 하려는데 「내가 할께」라고 그 녀석이 말해왔다. 아침에 나눈 대화는 마치 신경 쓰지 않는 표정으로 생기 없어 보이는 눈동자가 나를 가까이서 바라본다. 

「그래」 라고 접시를 맡겼더니. 말없이 싱크대로 가져갔다. 

도와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면 될 텐데 몸이 맘처럼 안 움직인다. 실로 손발이 당겨져서 이렇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잠깐만」

양치하러 세면장으로 가려는데 다리를 쭈욱 뻗은 엄마가 손짓해 온다. 

싫구나하고 생각하면서도 무시하면 큰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순순히 되돌아간다. 

우리 엄마는 젊었을 때는 꽤 나 막나......갔던 모양이다. 확실하게 대답 못하는 것은 불확실해서가 아니라 지금도 충분히 

막나가고 있으니까 젊은 시절이라는 부분이 이상하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지금도 툭하면 손이 나간다.

화가 나면 바로 손이 나가고 발로 차이는 것에는 이미 익숙해졌다.

그리고 심기를 건드리면 꽤 오랫동안 간다. 오랫동안 가기 때문에 계속 쌓이고 분출하면 처참해질 수도 있다.

「왜」

「재랑 사이좋게 지내」

「...............」

「싫으면 즐겁게라도 좋아」

차이를 모르겠다. 의도를 모르겠어서 곤란해 있자 어머니가 가지런히 모은 나의 머리카락을 손끝에 올린다. 

석양을 맞은 폭포처럼 흐르는 그것에 어머니는 무엇 인가를 찾아내듯이 바라본다.

「예뻐 네 머리」

「평소랑 똑같아......」

엄마는 뭔가 성가셔지면 내 머리를 칭찬하고 이야기를 끝내버린다. 

엄마를 닮은 것 같으면서도 닮지 않은 천연인 이 머리 색은 칭찬을 받거나 무례한 시선이거나 거리를 두는 다양한 평가를 받아 온 것이었다.

「사이좋게라......」

세면장 앞에 선 내 표정에서 긍정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사이좋게 지내라고 해도 그럴 이유가 나한테 있을까.

칫솔을 재깍재깍 움직이면서 가늘게 뜬 눈과 마주 본다.

「으으음」

이를 닦은 입을 행구고 약간의 따뜻한 물로 얼굴을 여러 번 씻는다.

부모의 말에 반항을 하고 싶은 것인가. 반응하지 않는 저 녀석에게 반발하고 싶은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사이좋게 지내지 않을 이유도 딱히 없었다.

그렇다면 사이좋게 지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접시와 젓가락을 다 씻은 그 녀석이 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복도에서 들여다본다.

저 방은 저 녀석만의 방이 아니야 내 방이기도 해. 앞으로 매일 그런 갈등과 싸우고 있는 것도 재미없다.

나랑 저 녀석의 방 그렇게 생각해버리면 된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방으로 들어간다. 전에는 문을 열 때 안 쪽의 상황 따위는 의식하지도 않았다. 아무도 없는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굳이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발소리를 조금 강하게 한다. 

삐걱거리는 무릎으로 어색하게 걸으며 다른 곳을 보지 않으려고 하면서 그 녀석 옆에 앉는다.

그 녀석의 얼굴이 올라가는 것을 시선의 움직임으로 느꼇다. 

하지만 한동안은 그대로 앞을 향하고 결코 그쪽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조금만 거리를 뒤도 그 녀석의 피부의 온도를 착각한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팔뚝이 마음대로 뭔가를 전하고 있는 것처럼 그 환상의 체온은 근질근질하지만 불편함을 아주 조금 출어 주는 것만 같았다.

「저기 말이야」

어제도 이걸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곤란하면 항상 이걸 말하는 것일까.

「쇼핑 도와 주지 않을래?」

몇 초를 기다렸다가 옆을 처다본다. 

그 녀석은 알기 쉽게 신기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연하로 밖에 안 보여서 그런지 거부감도 조금 희미해졌다.

「쇼핑? 어떤 걸?」

「슈퍼만 가면 되는데 한꺼번에 많이 살거야 짐이 많을거니까... 그러니까... 짐꾼」

뭔가 주절주절 해버렸다. 우오옷하며 양팔에 무거운 듯 들어 올리는 행동까지 해버린다. 뭐하는거야 나

「상관없어」

그 녀석은 그다지 생각할 틈도 없이 말했다. 하지만 한 박자 두고 무지개라도 그리듯이 눈과 턱을 움직이며

「상관없어」

첫 번째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두 번째는 뭔가를 실감한 듯이 엉뚱한 방향으로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일어서려는 그 녀석에게 손바닥을 내밀어 제지한다.

「그리고 그 전에」

「응?」

한번 기침을 하여 목을 가다듬는다. 손가락의 틈새를 조금 벌리고 그 녀석의 얼굴이 몸과 분리되어 비친다.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토막 나있어도 요염함을 느껴지는 것이 조금은 분했다.

「호시타카 소라」

누군가에서 이름을 말하다니 얼마 만이지?

친구들은 만나고 나서 왠지 모르게 다들 이름을 알고 있었고 분명히 누군가에게 전하는 것은 정말 오랜만일지도 모른다.

「내 이름이야」

그 녀석의 눈이 나에게 향하자 나는 턱을 움직이며 되받아친다. 그 녀석은 무릎을 가볍게 한번 두드리고 

「어떤 한자를 써?」

노트와  필기구를 들고 왔다. 이럴 때는 자기 이름을 말할 차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별의 호시 높다의 타카 하늘의 소라」

허공에 한자를 흝으면서 설명한다. 발음 그대로 구나. 하고 그 녀석의 입이 작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용할 필요도 없었던 노트를 두고 나서, 그 녀석이 겨우 이름을 말해 주었다.

「미즈이케 우미」

「......흐으음」

「어떤 한자를 쓰는지 물어보는 거야?」

「아니 대충 알거 같......」

물과 연못과 바다씨 잖아 너. 근처에 있기만 해도 축축해질 것만 같아

「말장난 같은 이름」

「너도 남 말할 처지가 아니지 않나?」

서로 미간을 찌푸리며 노려본다. 잠시 노려보고 있었지만 끈기에 진 건 내쪽 이었다.

정면의 벽으로 눈을 돌린다. 한 박자 쉬고 그 녀석의 시선도 나에게서 벗어나는 것을 알아차렸다.

「뭐. 만나게 된 방법도 농담 같은 느낌이고」

「그렇네」

드물게 서로의 의견이 맞았다. 그 때문인지 그 녀석의...... 미즈이케 우미의 입도 가벼웠다.

「나의 이름의 후보, 그 밖에 또 뭐가 있었을 것 같아?」

「몰라」

「미즈이케 카와(川) 」

「...............」

「바다가 좋았지?」

「그렇네...」

강보다는 조신한 느낌이 있다. 바다는 마지막으로 흐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미즈이케 카와가 아닌 우미 이렇게 이름을 말한 이상 저쪽에도 우호의 의사가 있다고 받아드린다.

라고 할까 솔직히 없으면 귀찮다. 

그래서 있다고 단정 짓고 넘어간다. 조금씩 벽을 깍아가면서 나아간다.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이 있어서 물어본다.

「어머니의 이름은 뭐야?」

「미즈이케 이즈미(泉)」

헤헤헤 하고 서로 표정은 그대로 하고 목소리 만으로 웃는다.

「센스 있네」

「그렇지」

조금 목소리를 크게 한 미즈이케 우미가 먼저 일어선다.

「지금부터 갈 거야?」

「그럴 생각이야」

「응」

헐렁한 실내복 차림으로 나갔다. 그래도 용서 받을 것 같은 뒷모습을 배웅하고 따라간다.

「미즈이케 우미 인가..」

미즈이케씨구나 성을 알고 나니 의외로 평범한 느낌이다.

거드름 피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좋았어」라고 뒤통수로 벽을 박차고 힘차게 일어났다.

둘이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누워서 TV 앞에 진을 치고 전혀 이쪽을 돌아보지도 않았다.

학교와 방향이 다른 길에서 미즈이케씨와 나란히 걸어간다.  등교와 달리 앞뒤가 아닌 옆이다.

처음 옆에서 나란히 걸어 갈 때 서로의 다리는 당황하고 있었지만 걷기 시작하면서 위화감도 희미해져 갔다.

인생이란.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옆의 동급생을 곁눈질 한다.

학교와 아무런 관계없는 장소에서 만났던 그 녀석이 앞을 향한 채 말한다.

「슈퍼에 가는 거 오랜만이야」

「뭐 고등학생이라면 잘 안 갈지도 몰라」

일반적이든 아니든.

주차장 차 사이를 비스듬히 빠져나와 슈퍼 앞에 도착했다. 꽃집 트럭이 짐을 내리고 있는 것을 보고,

그러고 보니 미즈이케씨 쪽으로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코를 킁킁거린다.

바깥의 잡다한 냄새에 섞여 풍기던 꽃향기는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평소에는 혼자 도는 가게 안을 동급생과 함께 걷는다. 낮익은 점원도 있기도 하고 우리는 어떻게 보일까.

물어본다면 확실히 곤란 할 것이다. 친척들이 와있는 걸로 해두는 편이 좋으려나? 

「어 어머니다.」

콩나물을 파는 곳에서 미즈이케씨의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본다.

쌓인 과일 앞에서 허리를 굽혀 싱글벙글하고 있는 선이 가는 여성이 나에게도 보였다.

미즈이케씨는 굉장히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

상당히 거리가 있지만. 멀리서도 알 수 있는 것은 부모이기 때문일까.

아침 식사 후에 어느샌가 사라져 있었지만 뭐랄까... 홀가분한 사람이다.

「정말로 슈퍼에 있구나」

어린애처럼 눈이 빛나고 있다. 「음~」하고 입과 눈을 가늘게 뜬 미즈이케씨가 으르렁거린다.

「못 본 걸로 하자」

「아 네」

본인은 아주 평범하게 그렇게 말했을 뿐이겠지만. 시야와 움직임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조금 이상했다. 

갑자기 웃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나에게 미즈이케씨는 조그맣게 고개를 갸웃 거리고 있었다.

그 몸짓을 보다가 아.. 조심 해야겠다. 평소와 달리 가격 말고 다른 곳에 눈길을 빼앗겨서 뭐든 사버릴 것 같으니 낭비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량 구매한 것을 봉투에 담고 나와 작은 봉투에 나눠서 다시 소분 하고 있자 「오오」라며 미즈이케씨가 뒤에서 감동하고 있었다. 대단하고 말하는 것을 기다려 보았지만 이번에는 없었다.

「대단하지 않았어?」

「하?」

미즈이케씨의 어머니는 끝까지 내버려둔 채 슈퍼를 나왔다. 

징은 내가 들고 있으니까 짐꾼이라는건 핑계였다는 걸 알고 있겠지. 그래도 도와주곘냐고 제안 정도는 하고 싶다.

본인은 멍하니 도로와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미덥지 못한 목놀림에서 볼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흔한 경치에 곂처지는것만으로도 그림이 된다는 걸 느껴지는 옆모습과 머리카락의 흐름

혹시 미인은 그것 만으로 사는 것에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미즈이케씨의 경우는 미인이기도 하고 가끔 보이는 어린아이의 귀여움까지 있어 성격을 제외한 부분이 너무 강한 것일지도 모른다. 성격은...... 붙임성이 없고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지 수상할 정도다.

어머니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우호나 호의 따위는 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미즈이케씨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친구는 이런 느낌이었나」 그 입에서 나올 것 같지 않던 단어에 의식이 앞으로 곤두박칠친다.

쿵 하고 자신의 오른발이 땅을 밟는 소리만이 머리 뻐를 울렸다.

「나 친구가 하나도 없으니까 자신 없지만.」

「아 응 친구... 친구인가 그 오 그렇.. 지」

당황하고 있는 나를 보자 미즈이케씨가 더욱 부드러운 말을 거듭한다.

「호시타카씨는 좋은 사람 같아」

아직 조금 의심이 남아있는 듯한 앞으로 신중하게 발을 내딛는 듯한 평가. 하지만 눈과 코 앞에는 와 있는 것이었다.

「그래, 하지만 없지 않을까......」

뭔가 지금 이상했는데 그쪽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눈치채자 물리적 거리도 줄어들고, 내 얼굴을 강하게 확인하듯 미즈이케씨가 가깝다. 가까이 오자,

눈매의 나쁨이 풀리고 미즈이케씨 본래의 단정한 눈빛이 나를 잔잔하게 사로잡고 있다.

그러면 나는 날개 잡힌 새처럼 가슴이 답답해진다. 나의 마음은 얘한테 항상 뭘 찾아내고 있는 거야.

다가오고 있는 자각이 없는지, 미즈이케씨는 매우 평온하다.

「같이 사는 사람과 쇼핑 같은건 처음이라서 왠지...뭐랄까..으음......」

표현할 단어를 생각이 안 나는지 답답해 하는 미즈이케씨.. 나도 잠시 생각해본다.

「두근두근?」

「아 그거 일지도」

팍 하고 온 듯 하다. 세운 집게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말한다.

「도움이 됐어」

기분의 정체를 알려준 것인지 아니면 더 넓은 것에 대한 감사인지...

「......응」

어느 쪽이든 나의 어휘를 송두리째 깍기에는 충분헀다.

...젠장 미인은...

미인 한테 약한 건가 나... 몰랐다.

약하다니 뭐야 본능적으로 그런 거야?

미인에게 강한 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의미 불명한 고찰을 언제 까지고 계속해서 얼버무린다.

「아 짐 같이 들어줄까?」

역할이 생각난 듯 이제야 겨우 제안해 온다.

「아니야 괜찮아」

괜찮다고 손을 흔들자 미즈이케씨가 빰을 느슨하게 하는 것처럼 보였다.

「좋은 사람이네」

이것 만으로 좋은 사람이라니. 너무 단순하다 이 녀석은

잠깐 근처에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진정이 안되고 있는 내가

솔직하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녀석, 친구이기를 거부하지 않는 녀석

이름을 알고 윤곽이 뚜렷해지고

소극적이지 아닌 것도 점점 보이고

벽과 바닥으로부터 그 존재가 독립해 온다.

쓰윽쓰윽쓰윽 마음이 강하게 선을 그린다.

이것이 나와 미즈이케 우미의 시작이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거리를 좁힌 탓인지 희미하게 남는 냄새가 있다.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지 않는 가슴을 타고 흐르는 듯한 꽃의 냄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