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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1권

내 첫사랑 상대가 키스하고 있었다 1권 1장

통증이 있는 쪽이


걷어 차였다는걸 이해하는 것보다 배쪽의 아픔이 더 뇌에 박혔다.

인간의 몸이 이렇게나 바닥을 매끄럽게 이동할수있다는것을 몸소 배웠다.

터져버린듯한 뜨거운 배를 누르고 있자니 옷 위에서 흐르지 않은 피를 손가락 끝으로 느끼는 것 같았다. 
누워서 신음하고 있자, 아픔에 이가 떨리고 있는 사이에 또 걷어 차였다.

어른의 다리는 빗겨 나가는 거 없이 몸통을 향해 깔끔하게 걷어 차왔다.

뻗은 다리를 공중에서 응시하면서 꼴사납게 바닥에 낙하한다.

뼈를 강하게 맞았는지 처음과는 또 다른 날카로운 아픔이 찾아왔다. 
여름 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급격한 컨디션 악화에 의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마치 몸과 의식이 분리 된거 같다.

어딘가 거리를 두고 상황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면 또 차여서 벽 쪽으로 굴러간다.
의식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몸이 너무 아팠다.

얼굴은 한 번도 노려지지 않는 거 보면 분명 들키면 귀찮기 때문일 것이다.

도중에 뭔가를 내뱉듯이 말을 해왔다. 너무 아파서 알아듣기 힘들었다.
네가 없었더라면, 이런 말을 들은 것 같다.
어른은 세 번 축구공을 차서 만족한 듯 방을 나갔다.

 

혼자가 되어 두근두근하며 심장이 뛰는 소리만 들리게 되었다. 아파, 하고 입술이 떨렸다.
이대로 죽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고개를 들자 약간 빛이 보이고 빨려나가는 듯이 네발로 기어갔다.

틈새로 들여다본 평온 그 자체의 낮의풍경은 마치 다른세계 처럼 보여서 거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갈수가 없었다.  햇빛에 코를 쬐며 대자로 눕는다.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 나쁜 짓을 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내일도 오늘과 같은 일을 당하면 이번에야말로 죽고 말지도 모른다.

살려고 하는 의미는 모르겠지만 죽을 이유도 아직 없었다.

그러니까 뭔가 해하지 않은면 안돼, 자.. 그럼 어떻게하지 라고 생각했다.
가늘고 약한 팔이 떨리고 있었다. 들어도 힘없이 쓰러져 벽을 긁는다. 그 손톱 끝의 통증이 번쩍임을 재촉했다.
아아 하고 좋은 생각이 났다.

배의 통증은 힘을 줄수록 통증이 커갔지만 그래도 일어섰다.

그리고 머리를 크게 뒤로 젖혀서 틈을 만들고 머리를 힘껏 벽에 부딪쳤다.
희고 굵은 선이 세로로 달린 것이 보였다. 소리가 들리지 않아 바로 뒤로 쓰러졌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상상 이상의 아픔이 엄습해 왔다. 아아아아아아아!!!하고 혀가 형상화 할수없는 소리를 내뱉고 있다.

너무나 사양 않고 부딪쳐 버렸을지도 모른다.

옆으로 뒹굴어, 아얏아얏아얏아얏!!!하다 보면 땀보다 끈끈한 것이 피부에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눈 사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부들부들 몸이 떨렸다. 유혈이 입술에 닿았음을 확신하고 눈을 감는다.
머리가 깨진 것처럼 아프다. 깨짐으로써 한발 앞서버린 느낌이 든다.

고동에 맞춰 미끈미끈하게 겉으로 튀어나오는 피가 멈추지 않아 혹시 죽을지도 모른다고 다시 생각했다.
쩌는듯한 더위 속에 누웠있으면 흙아래의 매미가 된 기분이였다.
찌르는듯한 아픔이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는 속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의 호흡 소리를 줍는다.


조금.. 살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