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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시마무라] BD특전소설 1권 「Chito」- ③

이래저래 잠기운과 함께 시간을 낭비하다 밤이 깊어졌을 무렵.

「음, 돌아오셨군요」

「에 진짜?」

잠자고 있던 야시로가 한쪽 눈을 뜬 채로 그렇게 말했다.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는 새삼스레 묻지 않도록 하자.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을 때,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일어남과 동시에 이상한 생물 때와는 다르게 초인종이 제대로 울렸다. 맞이하러 현관으로 향했다.

「어서 와」

「다녀왔어」

남편...아니 아다치가 돌아온 것은 거의 8시쯤이었다. 어제보다 빨리 왔고,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얼굴에 걸린 앞머리를 걸리적거리는 듯 치워낸 뒤 아다치가 숨을 돌렸다.

「일하느라 고생했어」

「시마무라도 일하고 왔잖아」라며 아다치가 살짝 웃는다. 구두를 벗고 내 구두 옆에 나란히 두었다.

나란히 놓인 구두를 보면 아다치의 발이 살짝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나한테 아다치보다 큰 신체 부위는 없었다.

하하... 사람으로서의 그릇은 어떨까? 그나마 오랜 기간동안 언니로서 살아온 경험 덕분에 살짝 앞서고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고 싶다.

「흠...어떠려나」

「에?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억지로 넘겼다. 그리고 아다치의 가방을 맡았다. 꽤나 무겁다.

「피곤하지?」

「응」

솔직하게 그렇다고 말하고는 눈이 흔들린다. 그러더니 눈을 깜빡이며 나를 봤다.

「...왜?」

「시...시마무라의 얼굴을 봤더니 피곤한 게 사라졌다...랄까」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것을 바로 말로 표현하려고 했던 아다치가 어설프게 부끄러워한다.

이런 부끄럼쟁이인 아다치를 보고 있자니, 나의 피곤함도 살짝 잊혀진 것 같아졌다.

「그럼 기운찬 모습을 보여줘」

「에?」

생각지도 못한 요구에 아다치가 굳어버렸다. 1주일에 한 번은 이렇게 장난치는 것 같았다.

곧이어 잠시동안 멈춰있던 아다치는 얼굴을 들고 나를 껴안았다.

「오?」

「이얏...?」

「으악~」

「거,건강해~!(게,겡키~!)」

아다치가 나를 들어 올리며 열심히 미소를 띄웠다.

힘이 들어간 아다치의 팔의 단단함을 등으로 느끼며 공중에 떠오른 발을 흔들며 웃었다.

사소한 장난에도 웃음이 넘쳤다. 이것이 지금의 아다치와의 관계인 것이다.

나를 내려놓은 뒤 아다치가 지친 듯 힘겹게 웃는다.

「이젠 아니야」

「얼마 안 남은 힘을 뺏어간 것 같아서 미안해」

흑흑하고 우는 척을 하며 아다치한테서 뺏어온 기운을 느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내가 그렇게 무거웠나?」

「그...그렇지는 않아...랄까」

모르는 척을 계속하며 빠르게 얼버무린다. 슈슉하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다. 똑같이 슈슉하고 쫓아가니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 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 안심했다. 이후 나도 뛰어서 민첩함을 어필했다.

「어서 옵쇼」

「아, 또 있네...」

「굿 이브닝입니다」

아다치가 소파에 앉아있는 야시로에게 인사를 받고 멈춰 섰다. 눈에 띄는 머리를 바라보며,

「방금 전의 것 들었으려나...」

건강해~!」

점프하는 듯한 소리가 야시로에게 들려왔다.

「흐헤헤 저도 들어 올리셔도 좋답니다」

「하겠냐?」

야시로는 아다치에게 볼을 잡아당겨지고 있지만 웃고 있었다.

사이가 좋아진 듯해서 다행이다. 두 사람이 놀고 있는 사이에 아다치의 가방을 놓아두었다.

「옷 갈아입고 와. 밥 해둘 테니까」

「응 고마워」

아다치가 안방으로 갔다. 볼을 실컷 잡아당겨 진 채 내팽개쳐진 야시로는 혹부리 영감 같은 얼굴을 한 채로 세팅해둔 젓가락을 양손에 잡고 「두둥탓」 하고 폼을 잡는다.

「기대되네요」

「기다리는 동안 볼이나 원래대로 해놓지?」

「어이쿠」

주물주물거리며 원상태로 돌려놓기 시작한다. 찰흙도 아니고...라며 가볍게 넘기며 볶음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작은 시마무라씨도 요리 공부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음, 그래?」

「공부해서 맛있는 과자를 만들어주겠다고 했지요」

「그거참 기대되겠구나」

두근거리지 않나요? 라며 야시로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싱글벙글거리고 있었다.

엄청 좋아하나보구만 우리 여동생.

초등학생일 때에는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 사이로 보여서 흐뭇했지만, 지금은 자매...?

이러다 5년, 10년이 더 지나면 도대체 어떤 관계가 되어있을까.

여동생이 어른이 되어도 야시로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런 구멍이 숭숭 뚫린 미래를 생각하며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고생했어」

「응. 거의 다 끝났어」

자리에 앉으며 아다치가 대답했다. 놓여진 요리를 한번 둘러보고는 나를 봤다.

「다음 주에는 내가 만들게」

「기대되는걸?」

이윽고 우걱우걱거리며 먹는 야시로가 기뻐한다. 아다치는 곤란해하지만 야시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먹었다.

「하하하...」

시선을 피하는 듯한 느낌으로 웃는다. 이렇게 나란히 있으니 아이 같다고 살짝 생각했다.

예전에는 여동생 같았는데 지금은 부모자식만큼의 차이가 나버렸다.

「아니지 아니야」

머리카락 색을 시작으로 전혀 닮지 않았으니 자식이라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다.

「뭐라구요?」

숟가락째로 집어삼킬 것 같았던 야시로가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맛있어?」

「뫄이쪄요!」

자기 나름대로 만족스럽다는 표현을 해준 듯하다.

「어머니가 해준 거랑 맛이 비슷하네요」

「그래? 음 뭐 그러려나」

익숙한 맛이었다. 사실은 아다치가 좋아하는 맛으로 바뀌는 게 자연스러워야 하겠지만, 아다치는 그런 게 없다.

쓴맛은 피하지만 다른 것이라면 그냥 입에 넣고 끝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와 비슷한 심심한 반응이었다.

「맛있어?」

「에...응」

아다치의 반응이 시원치 않은 것에 쓴 웃음을 지었다. 아다치도 조금 지난 뒤에야 알아챘는지 고개를 들었다.

「마, 맛있어」

아다치는 분위기를 파악한 것이다.

「요!」

「그건 따라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이 녀석 하며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정작 본인은 먹는데 정신이 없어서였는지 잠깐 두리번거리더니 「하하하하하」 하고 의미도 없이 웃었다. 이러는 경우가 가끔가다 있지만, 평소와는 다른 의미로 이상하다고 느낀다. 뭐랄까, 패턴이 안 맞는다고 해야 하나... 대충 넘기려는 느낌이다.

그런 분위기로 3명이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럼 돌아가 보도록 하지요」

저녁을 다 먹어치운 야시로가 잽싸게 손을 들었다. 매번 그렇다.

자고 가는 일이 거의 없는 이유는 작은 시마무라씨가 외로워하기 때문이라나 보다.

「여동생한테 안부 전해줘」

「뭘 어떻게 전해드릴까요」

「아...그냥 대충 귀찮으니까 잘 지내냐고 말해주면 돼」

「네-엥」

아마 여동생은 무슨 의미일까 하고 난감해하겠지. 나도 뭐라는지 모르겠으니까.

「조심히 돌아가」

「네네~」

「주변 사람들한테도 조심하라는 소리야」

어떻게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우리 집까지 뛰어가는데 꽤 빠르게 간다. 누군가와 부딪히면 위험하기도 하고, 발견되면 그거대로 위험하다. 어느 쪽이 위험하냐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위험하다.

그렇게 야시로는 그저 밥벌레라는 이명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방문을 마치고 떠나버렸다. 아마 돌아가서도 무언가를 먹지 않을까 하고 예상해 본다. 하루종일 먹거나 잠만 자는 귀여운 고릴라도 존재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물론 야생의 고릴라가 귀엽다는 것은 아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