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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특전소설

[아다치와시마무라] BD특전소설 4권 「Abiding Diverge Alien」- ①

나를 키워주었던 사람은 「너한테서는 오래 살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라고 말했다.

「너는 뭐랄까 오래 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와 그 사람 말고는 아무도 없는 폐허에서는 어디에 있든 바람이 흙냄새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려나」

「믿어봐 죽어가는 녀석들을 잔뜩 봐왔으니까 하는 소리야」

「그럼 믿을게」

「응」

그다지 붙임성이 없던 그 사람이 살짝 끄덕였다.

어느샌가 마을에 찾아온 그 사람은 내 부모님이 아니라고 말했었다.

사실 여부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만 곁에 있었기에 혈연은 딱히 의미가 없었다.

자생하는 과일이나 식물을 늘어놓고는 어떤 것이 먹을 수 있는지, 어느 부분을 먹을 수 있는지, 조리법, 계절 등 자세하게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그밖에도 다양한 것들을 특히 혼자서 살아가기 위한 지식을 주입받았다.

한번 가르쳐준 건 다시는 말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 나도 필사적으로 배웠다.

이 세계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라던가 옛날이야기라던가 그런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럴 여유는 없었고 그리고 알아서 뭐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단순히 그 사람도 아무것도 몰랐던 것일까?

그저 살아가며 그리고 나를 살리기 위해 있는 것 뿐이고.

그래서일까, 이 사람과 있어도 둘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한 사람과 혼자 있는 사람이 평행으로 늘어서 있을 뿐이다.

그러한 거리를 두고 때때로 서로를 바라볼 뿐.

「아마 시간이 모자라」 라고 그 사람은 자주 중얼거렸다.

그렇게 중얼거린 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은 쓰러졌다.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짐작 가는 것이 없다.

그저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에 독이라도 섞여 있었던 것일까?

저물지 않는 석양 속에서 늘어지는 그림자는 하나가 되어.

「나가떨어지면 꼴사나우니까 살아라」

마지막으로 말을 남기고 그 사람은 내 어깨를 힘껏 눌렀다.

 

 

 

눈을 떴을 때의 몸에 느껴진 불안한 느낌의 중압감은 앞으로 계속 맴돌겠지.

무언가가 나에게서 없어졌다는 것과 그리고 그것이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가야할 곳을 찾지 못한 가려운 느낌의 둥실둥실한 그것이 나를 이곳에 붙잡아 두었다.

분명 이것이 사라져서 가벼워졌을 때 죽을 것이다.

한번 살짝 뜬 눈을 다시 감는다.

 

『좋은 아침 시마무라』

먼저 일어나 있던 아다치의 목소리가 들린다. 들렸다.

『오늘은 빨리 일어났네』

『오늘도겠지 요즘 뭔가 오래 자지를 못 하겠어서』

『아- 그래. 시마무라는 낮잠을 너무 많이 자서인가?』

『그냥 나이를 먹어서 그럴지도. 자는 것도 꽤나 체력이 필요하다더라고』

『그렇구나』

『응』

『슬슬 일어나서 아침밥 먹자』

「응」

 

눈을 뜬다. 아다치가 없어지고 항상 그렇듯 하얀 천장이 다시 보인다.

아다치와 나눈 대화는 간단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아다치를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지금에 와서는 나보다 아다치를 잘 따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자신이 있다.

목소리도 제대로 들려온다.

그저 그렇게 만들어진 아디치의 목소리는 귀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울려 퍼진다.

살짝 멀리서그런 부분에서 한계점을 느낀다.

일어나 있으면 점점 피부가 열을 내는 듯이 방의 온도를 느끼기 시작한다.

얇은 커튼 뒤쪽에는 이미 해가 떠올라서 빛나고 있었다.

녹아버렷 이라며 투덜거리며 뒤척이고 뻗은 손끝을 보며 방금 아다치와 나눈 대화를 되새긴다.

약간 타산적인 부분은 머릿속에서 마주한 아다치는 약간 젋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고등학생때의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어린시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말했지만 역시 어린 아다치쪽이 취향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시절이 가장 인상에 남아서일까? 체면상 그쪽이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천천히 윗몸을 일으켜보았지만 뭐하지 하며 멍해져버린다.

아다치가 말했던 거니까 아침밥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뒤에 해야 할 일이 청소, 빨래라고 생각하니 싫증이 난다. 할 것도 없으면서 귀찮은 것에는 도망치고 싶어한다.

생각 이상으로 예전부터 전혀 나아진 게 없는 듯하다.

그냥 열어둔 채로 놔둔 문 뒤쪽에 일직선으로 현관까지 이어진 곳을 바라본다.

태어난 집도, 아다치와 고른 맨션도, 퇴직 후에 둘이서 옮긴 아파트도 아니다.

흐르고 흘러 마지막에 도달한 것은 혼자만의 작은 방. 남는 공간은 없지만 혼자 쓰기에는 여유로울 때가 있다.

점점 다가오는 봄의 따뜻한 기운을 커튼 너머로 느끼며 할 일을 미루었다.

이대로 누워서 다시 자는 것도 가능했다.

「..........................................................」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느낌은 없는데 현실은 사람을 노인이 될 때까지 막힘없이 옮긴다.

그런 시간의 흐름에 계속 타고 있었던 것은 나뿐이었다.

정말 내가 마지막까지 남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물론 돌아가셨고, 조부모님도 한참 전에 돌아가셨다. 히노도 죽었고, 나가후지도 죽었다. 타루미도 죽었고 산쵸도 판쵸도 데로스도... 그 쯤까지 오면 아마.

아다치도 나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지 못했고, 그렇지만 아다치는 마지막까지 있었다. 내가 있어주었다. 그 마지막 날까지. 그것이 아다치에게는 매우 행복한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뭐... 괜찮겠지」

여러 가지 생각하던 것을 저 한마디로 삼켰다. 눈을 감고 얼굴을 가리고, 곧장 얼굴을 들어올렸다.

설마 여동생도 먼저 가버릴 줄이야. 건강에 신경을 썼는지조차 수상한데 꽤 오래 살아버리고 말았다. 역시 짬짬히 잤던 것 때문일까? 아직 멍하니 벽을 계속 바라보았다.

아무 일 없는 날이고 만족할만한 아침 너머. 예전과 변함없는 듯이 보이는 세계에 나와 같은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은 거의 없다. 있던 사람이 바뀌어버리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나의 지금까지 인생에서 부여받은 만남이라는 것들이 거의 끝을 마주하고.

남은 것은 나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