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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와 시마무라/SS

아다치와시마무라) SS-언제나 따뜻해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든 월요일 밤.

아직 침실의 불빛은 켜둔 채 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잠들기까지의 시간을 때운다.
옆으로 힐끗 눈을 돌리면 마룻바닥 위에서 검은 머리의 뒷머리가 아른거리는 것이 보인다.그리고 30초 간격으로.

「하아...」

찰랑찰랑 머리가 움직이면 또 일정한 간격으로 「하아」하는 한숨이 들린다. 어느새 일정한 한숨소리에 웃고 만다.

「슬슬 자자, 아다치...」
「그치만...」
그렇게 한숨만 쉰다고 출장은 없어지지 않잖아?

나의 정론에, 아다치는 「으으윽」하고 신음한다.

아까부터 아다치의 머리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출장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갈아입을 옷이니 세면도구니 하는 것을 약간 큰 보스턴백에 채워 넣는다.

싫은 기색에 비해 나름대로 익숙한 모습이긴 하다.
입사한 지 일 년이 지났을까. 아다치는 일 때문에 가끔 출장을 가게 되었다. 그렇게까지 자주는 가지는 않지만,

3개월이나 4개월에 1회 정도의 페이스로 출장을 간다.

대개는 1박 2일이나 짧으면 당일치기.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간다.

왜 3박이나... 마지막 날도 늦어질 것 같고...
「확실히 힘들거 같네...」
출장 가는 김이라고 해서... 이렇게 여러가지 일을 겸사겸사 시키는것도 곤란하지만...

아다치가 투덜투덜 불평을 한다. 그래도 원래는 1박 정도 더 필요한 곳을 억지로 일정을 꽉 채워서 3박을 한 것이라고 했다.
아다치는 나와 떨어져 있는 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하고,  그것은 옛날부터 변한 것이 없다.

회사에서의 상황을 듣기로는, 아다치를 나름대로 의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고등학교 때도 수업은 빼먹어도 아르바이트는 성실하게 했고, 아다치는 돈을 버는 것에 적합할지도 모른다.
주변에서 차갑게 여기던 성격도 나이가 들면서 나름대로 각이 잡혀 일을 하는 데는 딱 좋은 거리감이 됐을 것이다.
학교에서 잘 지낸다는 것과 일을 잘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거의 짐을 다 담았는지, 아다치는 보스턴백의 입을 닫더니 방구석 쪽으로 이동시켰다.

이제 아침에 화장품만 채우면... 좋아

그렇게 중얼거린 아다치는 기지개를 켜고 일어선다. 그리고 휙 돌아보며 기다렸지라고 말하며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온다.
조금 전까지 마룻바닥에 앉아 있던 아다치의 다리는 엄청 차가웠고, 모처럼 내가 데워둔 침대 안의 온도가 내려가는 것 같았다.

일기예보, 내일도 엄청 춥대. 따뜻한 옷차림으로 가.
「음」
그럼, 이제 잘까?
에, 으.. 응...

자자고 하자 아다치의 눈이 요동쳤다. 대답도 미묘하게 시원찮다.
음... 왠지 모르게 하고 싶은 말은 이해하지만. 일단 모른 척 조명 리모컨을 집어 들고 불을 껐다.

「잘자 아다치」
「자, 잘자 시마무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대 안에서 손을 맞잡는다. 내 오른손과 아다치의 왼손
이런걸, 러브러브~ .라고하던가. 다들 그렇게 말하겠지만 이건 습관 같은 것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대부분 떨어져 있지만. 가끔은 먼저 일어난 아다치가 다시 잡고 있을 때가 있는것 같다.

눈을 감은 지 수십 초 뒤. 잡은 손은 그대로, 아다치의 손끝이 오물오물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엄지손가락으로 내 손등을 어루만지고 집게손가락으로 느슨하게 잡은 내 손끝을 빗댄다.
한참 그렇게 한 뒤 이번에는 몸을 일으켜 내 몸 바로 옆에 팔꿈치를 괴는 것을 느꼈다.

나는 눈을 감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낌새로 그렇게 알아차리고 있을 뿐이다.

감긴 눈꺼풀 위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살짝 밀려온다.

눈꺼풀 다음은 입술 끝으로. 그리고 귓가에 시마무라, 하고 작게 호소한다.

「...」
「시마무라...」
「...후흐」
「시마무라아...」
「...후흐훗 하하!!  미안 미안」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눈을 떠보니 어둠 속에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아다치가 시야에 들어온다.
아다치의 권유 방법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아니 너무 귀여워 내 애인

이불에서 팔을 빼내어 부풀어 오르는 아다치의 볼에 손끝을 뻗는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하지?」

 말랑말랑한 뺨을 어루만지면서 그렇게 물어본다. 내가 아다치를 달래는 방식은 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변한 게 없었다.
아다치는 아다치 나름대로「그치만, 아직 이른시간이고...」라며 물고 늘어진다.

이런 주고받는 것도 변함이 없구나 하고 머리 구석에서 생각한다.

에초에,내일 아다치가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이렇게 저녁도 목욕도 빨리 끝내고 침대에 들어간 거니까.

그런 이유로 밤샘하다가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 나도 내일 출근 해야하고...

「이른시간이라고 말해도 안돼는건 안돼...」
「시마무라...」

뺨에 닿는 내 손에 아다치는 살며시 자신의 손을 겹쳐온다.

내일부터 3일...아니 거의 꼬박 4일,  만날 수 없다구...?


외로움과 뜨거운 열이 아다치의 눈동자 안쪽에서 흔들리는 것 같아서. 결국 나는 이 눈에 약한 것이었다.

「...어쩔수 없네」

승낙과 동의의 내 말에 아다치의 표정이 확 밝아진다.

알기 쉽다고 미소 지으면서,「이리와」라고 만진 뺨을 그대로 끌어당겼다.
겹쳐오는 아다치의 체온과 무게가 부드럽게 어둠에 녹아드는 듯했다.




....브웅~  브웅~  브웅~....

머리 맡에 둔 휴대전화의 진동 소리에 잠이 깬다. 손에 들고 시간을 확인해보면 당연하지만 내가 세팅한 시간이었다.
옆으로 눈을 옮기자 시마무라는 다행이 잠을 잘 자고 있는거 같았다. 깨워 버리지 않아서 마음이 놓인다.
내가 일찍 일어나야 할 때는 대개 알람은 진동으로 설정했다.

잠이 잘 깨는건지 아니면 잠을 얕게 자는지 늦잠을 잔 적은 없다.

그리고 잠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시마무라를 이 방법으로 꺠운적이 없다.

그렇다 치더라도 졸리다. 일찍 잘 생각 이였지만 결국 평소와 같거나 오히려 좀 늦은 시간이였다.
수면시간은 적고 일어난 시간은 평소보다 일찍이기 떄문에 졸린게 당연하다.
..이렇게 되어 버린 원인은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 불평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결국 진동알람이 두번이나 더 울리고 나서야 간신히 이불에서 기어 나왔다.
시마무라는 아직 새근새근 자고 있다. 자는 얼굴도 귀엽다.
하지만 앞으로 4일 동안 그 잠든 얼굴을 놓치게 된다는 사실도 동시에 생각 나 또 우울해진다.

침실을 나와 거실로 들어서니 차가운 공기를 만나 황급히 난방을 킨다. 타이머 예약 해둘걸 그랬다.

주방이 눈에 들어오지만, 일어나는 것이 조금 늦어졌기 때문에 아침 식사는 패스하기로 했다.
본가에 있을 때만 해도 아침 식사를 하는 습관은 없었지만, 시마무라와 살기 시작한 뒤로는 시간이 별로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꼬박꼬박 매일 아침 먹게 됐다. 시마무라는 원래 매일 아침 먹는 습관이 있는듯 했다.
아침부터 시마무라와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은 즐겁고 순수하게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함께 먹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날은 아침을 거르기 십상이다.

좋지 않다고 혼자 반성하고 출장 중에는 제대로 아침을 먹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모처럼, 시마무라와의 생활 속에서 얻은 습관이니까.

세안이나 화장, 갈아입을 옷 여러가지를 마치고 시계를 확인한다.

아침식사를 패스해서 그런지 아직 시간이 좀 여유로웠다.
하지만 뭐,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는 것은 나쁜 일도 아니고, 시마무라도 일어나는 것은 조금 더 뒤일거라 생각한다.
이대로 우물쭈물하고 있어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코트를 걸치고 목도리를 감는다.

그리고 어깨에 평소 출퇴근 가방, 다른 한 손에 보스턴백을 들었다.

3일분의 갈아입을 옷이 들어 있기 때문에 조금 무겁지만 역까지 참을 수 있다.

썰렁한 복도를 따라가다 현관에서 펌프스를 신는다.

발끝을 똑딱 맞대고 있는데 등뒤에서 찰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어라 아다치.. 벌써가는거야?」

뒤돌아보니 시마무라가 있었다. 파자마 차림으로 카디건을 걸치고 추운 듯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시마무라. 다음에 만나는 것은 출장에서 돌아온 후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뜻밖에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시마무라가 탁탁 복도를 걸어온다. 자세히 보니 손에 작은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

「다행이다, 건네줄 수 있어서

자, 하며 그 종이봉투를 내게 내밀었다.

시마무라의 의도를 읽을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비어 있는 쪽의 내 손을 잡고 손잡이 부분을 쥐어주었다.

「아침밥, 안 먹었지? 샌드위치 만들어 놨으니까 신칸센 안에서 먹어
「에에엣」

깜짝 놀라 종이봉투 안을 들여다보았다. 종이봉투 안에서 두 겹으로 봉지에 더 싸여 있어  샌드위치인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크기와 무게는 분명 샌드위치였다.

「에앳, 어,언제 만들었어?

기억을 더듬어 봐도 어젯밤 침대에 들어갈 때까지 시마무라가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은 없었고 아침에도 내가 몸단장을 하는 동안 시마무라가 일어나는 기색은 없었다. 내 물음에 시마무라는 히죽 웃으면서 그 대답을 한다.

「밤에 사쿠라쨩이 만족해서 잠들어버린 후에, 재빨리 만들었지
…에앗, 앗, 흐윽…

사랑이 가득한 말에 얼굴이 더욱 뜨거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마무라는 그런 내 모습에 만족했는지,

「막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샌드위치는 아니야. 아다치가 좋아하는 계란 샌드도 없어」라고 덧붙였다.


아무리 간단한 것만 이러고 해도 그 시간에서 침대에서 일어나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이 쉬운일이 아닐텐데...

오늘 시마무라도 출근 해야하는데...
어제 약간 억지로, 만지고 싶다고 졸랐던 자신의 행동을 생각해 부끄러워진다.

시마무라는, 이렇게나 나를 생각해 주고 있는데...

「...시 ...시싯....」
「응?」
「....시마무라아아앗...」
엣, 와앗, 잠깐만!  립스틱 지워진다니까!

끌어안은 기세 그대로 입술을 포개려고 했지만,  손으로 거부 당해버렸다. 립스틱 같은 거 나중에 다시 고치면 되는데...
조금 몸을 떼자 끌어안은 기세 그대로 목도리가 풀어져 버렸다.

그것을 깨달은 시마무라가, 「자, 목도리도 똑바로 하고」라고, 양 끝을 잡고 휙 목에 목도리를 감아 준다.

시마무라는 목도리 양 끝을 잡은 채 조금만 기지개를 켜면서

「조심히 잘다녀와」

 내 이마에 뽀뽀를 했다. 목도리  안쪽의 온도는 완전히 땀이 배일 정도가 되어 버린 상태였다.

이런 저런 일로 출발 하기 싫어하는 나를 못 본 채 시마무라는 샌들을 신고 현관 앞까지 나와 주었다.
열린 현관문에 등을 기댄 채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향해 걷는 나를 배웅해준다.
몇 미터 걸어가서 체념한 채로  또 돌아 본다. 오른손에 든 샌드위치가 든 종이봉투가 바스락 소리를 냈다.

갑자기 돌아본 나에게 시마무라는, 응?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내가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자 훗 하고 웃었다. 그리고.

「밤에 전화해」

그 표정과 말에 완전히 사로 잡혀 버렸다. 내 애인 너무 귀엽지 않아?

내가 그대로 굳어 있자 그만 가라고 또 웃더니 이번엔 현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시마무라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자 나는 걸음을 재개한다.
시마무라의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만 떠올릴 뿐 더 이상 신체 어디에도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

 

 

「끝」

 

 

SS출처: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4653401